매일신문

대보매립장 건설 마찰에 발목잡힌 해맞이 행사

오는 12월31일부터 2000년 1월1일 사이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에서 벌이지는 '한민족 해맞이 축전' 개최에 큰 걸림돌이 생겼다.

호미곶 인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둘러싸고 3년간 계속되고 있는 사업주와 주민들간 대결국면이 해결될 기미가 없기 때문.

'한민족 해맞이 축전'은 국가 밀레니엄 행사로 치러지며 호미곶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알리는 절호의 기회이다.

하지만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해야 할 대보면민들이 생업조차 뒤로 한 채 매립장 건설 반대에 온 정신을 쏟고 있어 해맞이 축전 준비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대보면민들은 호미곶 바로 인근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 설 경우 청정해역으로 폐수가 흘러들고 식수 오염이 뻔하다며 이곳에 폐기물 매립장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때문에 회사측이 진입로 공사를 위해 새벽을 틈 타 굴삭기 등 장비를 투입하자 잠자던 주민들이 현장에 뛰쳐나오는 상황이 최근 세차례나 벌어졌을 뿐 아니라 장비가 투입된다는 헛소문에 잠자리를 뛰쳐나오는 헤프닝도 여러차례 벌어졌다. 공사 현장 입구에서 3년째 텐트를 치고 수십 명 씩 주. 야간 근무조를 편성, 보초를 서 오던 반대 대책위는 요즘은 근무인원을 더욱 늘릴 정도다.

사업주도 내년 1월말까지 매립장 공사를 완공하지 못하면 사업 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에 필사적이다.

행정 및 교통지원 대책을 세워야 할 포항시와 경찰도 이때문에 발목이 잡혀있다. 급기야 경찰서장이 중재에 나서 양쪽에 해맞이 축전때까지 한달 보름만이라도 '휴전(?)'할 것을 제의했다. 이 제의에 주민들은 찬성이지만 사업주는 반대 입장이다왜냐하면 연말까지 공사를 중단할 경우 내년 3월까지 사업을 완공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 한마디로 사업주나 주민 모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인 셈이다.

시민들은 해맞이 축전의 성공을 위해서도 포항시가 해결책 마련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포항·林省男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