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장담그기

집안의 손맛 맵싸한 입맛 겨울철 제맛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맹추위가 오기 직전인 12월 초순은 대구· 경북 지방의 김장 적기. 손끝이 시릴 정도로 추울 때 담가야 제맛이 나는 김장은 그 집안의 손맛을 선사하며 겨울 식탁을 풍성하게 꾸며준다.

잘 삭아서 사이다맛처럼 쨍~하고 톡쏘는 깊은 맛을 선사하는 겨울의 별미 김장

조차 편리함을 앞세운 주부들에게는 외면당하기 쉽지만 그래도 알뜰 주부들은 어김없이 김장을 준비한다.

요리연구가 이혜정씨로부터 김장감 선택과 절이기, 신세대식 맛김장 담그기, 오래 보관하는 저장법, 별미 김치 담그기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김장재료 고르기

김장의 필수품인 무· 배추를 잘 고르고, 잘 절이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예전엔 11월부터 3, 4월까지 너댓달씩 김장 김치를 두고 먹었지만 요즘은 12월에서 1, 2월, 기껏해야 두세달 정도 김장김치를 먹는다. 몇달씩 두고 먹는 김장은 겨울철 식탁을 지켜주는 맛과 비타민 등 영양의 공급원이므로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게 합리적이다.

배추는 겉잎이 싱싱한 진녹색이고 속이 노랗게 꽉차야한다. 무게는 1~1.5㎏ 크기로 너무 크거나 몸통이 길지 않고, 배추 줄기(갓)가 너무 두껍지 않아야한다.

조금 씹어보면 단맛이 돌아야한다. 배추 줄기가 너무 굵으면 김장을 담그고 난뒤 물이 많이 돌아서 양념이 씻겨 내리거나 맛이 싱겁게 된다.

무는 퍼런색을 띠고 있는 부분이 1.5~2㎝ 정도 되는 것이 좋다. 단단하고 몸이 쪽 곧은 걸 산다.

◇무·배추절이기

김장 담그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 배추 절이기. 신선하고 잘 여문 좋은 재료를 사서 잘 절인다.

최근에는 짜고 매운 자극성 음식을 기피하는 추세에 따라 젓갈과 고추가루를 듬뿍 써서 짜고 맵게 담는 좥경상도식 김장보다 오래도록 심심하게 먹을 수 있는 서울식'분홍 김장'을 담그는 이들이 많아졌다.

덜 짭고 매우면서 아삭하게 깊은 맛을 오래 즐기려면 재료 절이기부터 달라져야한다.

경상도식 김장을 담그려면 소금물에 반나절 이상 절이고, 요즘 입맛에 맞는 신세대형 분홍 김장을 담그려면 소금과 감초를 섞은 물에 절인다.

12월 초순에 알맞은 소금물의 염도는 15%이다. 1~1.5㎏ 짜리 배추 10포기에 소금 1.5㎏(염도 15%), 감초 600g을 달여서 넣는다.

배추는 반쪽으로 가르고, 다시 윗부분만 반쪽으로 갈라서 절이는데 이때 배추 줄기에 덧소금을 뿌려주면 간이 골고루 밴다. 12시간 가량 잘 절여진 배추는 살살 흔들어 서너번 씻어 건진다. 절인 배추나 무에 상처가 나면 김치에 풋내가 나고 삭으면 물러지게 된다.

◇분홍김장 양념 준비

물이 흥건하게 돌며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한 좥신세대형 분홍 김장(배추 5포기, ,무 중간것 6개 기준)을 담글때 준비할 양념은 5훈채(마늘· 파· 생강· 고추·갓)와 젓갈류만 갖추면 된다. 멸치액젓과 새우젓은 각각 1½컵씩 같은 양을 넣는다.

고춧가루는 고추씨를 털어내야 색이 곱고 거친 맛이 나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600~700g 준비한다. 털어낸 고추씨에는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므로 잘 갈무리해두었다가 된장 담글 때 섞는다.

금방 먹을 김장김치에는 찹쌀풀을 되직하게 2컵정도 쑤어 넣고 오래 두었다가 먹을 김장에는 찹쌀풀을 섞지 않는다. 마늘 1컵, 생강 ½컵, 굴 3컵, 생새우 1컵, 청각 ½컵, 실파 200g, 쪽파 200g, 무우채를 준비한다.

생새우의 내장을 파내고 잘 씻어서 커트기로 갈든지 칼로 다지고, 청각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서 칼로 잘게 다진다. 파를 넣으면 금방 삭는다. 오래 묵힐 김장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양념을 적게 하고 소금을 조금 더 넣는다. 감초물을 태우므로 흔히 삼백의 한가지로 꼽히는 설탕은 전혀 넣지 않아도 된다.

崔美和기자

▶용기선택,보관요령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 냉장고는 인위적으로 발효를 시키는 탓에 바깥에서 잘익은 김장 김치 특유의 풍미를 선사하지는 못한다. 재래식 저장법을 쓸 경우 잘 익은 깊은 맛을 오래도록 지니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전통 옹기에 담아서 보관하는게 제맛을 낸다.

김장을 담는 용기는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을 피하고 전통 옹기를 쓴다. 옹기는 속을 깨끗이 씻어내고 숯을 담가서 며칠동안 잡내를 우려낸다. 항아리속을 비닐로 까는 것은 너무 잘못된 습관. 옹기도 숨을 쉬어야한다.

속을 비닐로 덮지 말고, 항아리 겉은 담요로 한번 싸서, 땅이 얼었다 녹았다할때 독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항아리속 김장김치는 돌로 꼭 눌러서 김치가 국물위로 떠서 공기와 접촉하여 빨리 산화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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