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스포츠계는 뉴밀레니엄의 거대한 조류때문인지 많은 스타들이 부침을 했다.
'홈런왕' 이승엽과 '테리우스' 안정환, '슈퍼땅콩' 김미현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반면 '국보급투수' 선동열과 '야생마' 김주성 등 80, 90년대를 풍미했던 노장들이 그라운드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해외선수로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미국)과 북미 아이스하키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빙판의 제왕' 웨인 그레츠키(캐나다) 등 20세기 스포츠영웅들이 팬들의 아쉬움속에 작별을 고했다. 특히 조던의 은퇴는 '시카고왕국'의 몰락을 초래했고 미프로농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한편 남녀 단거리스타 린포드 크리스티(영국)와 멀린 오티(자메이카)는 모두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올 해 별중의 별은 단연 이승엽(23.삼성라이온즈). 누구도 예상치 못한 5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최고의 스타로 우뚝선 이승엽은 비록 왕정치의 일본기록(55개)에는 1개차로 뒤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파이팅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프로축구는 안정환(24.대우)의 독무대였다.
지난 시즌 이동국(포항)에게 신인왕을 양보했던 안정환은 올 시즌 고감도 골감각을 과시하며 한국최고의 신세대 골게터로 자리잡았다. 실력과 성실함이 인정돼 시즌 MVP를 차지했고 정규리그에서는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골프도 대중화 바람속에 김미현(한별텔레콤)을 비롯 최경주, 김성윤(신성고) 등 스타가 배출돼 야구, 축구 못지않은 수확을 거뒀다.
특히 김미현은 단구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무대에 돌풍을 일으켰고 어려운 형편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낭자군에 뒤질세라 최경주는 내년 미국프로골프투어 출전권을 따내 99US아마추어오픈 에서 준우승한 김성윤과 함께 남자골프의 자존심을 세웠다.
새별탄생과 함께 스타들의 은퇴소식도 팬들의 눈과 귀를 훔쳤다.
'무등산폭격기'에서 '나고야의 태양'으로 변신한 선동열은 일본 주니치를 정상에 올려놓은 뒤 1~2년 더 뛸 수 있는데도 은퇴를 선언,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라운드에서는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했던 김주성이 축구화를 벗었다.
86 멕시코, 90이탈리아, 94 미국월드컵에 연속출전했던 김주성은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야생마처럼 녹색그라운드를 질주하며 팬들의사랑을 받았지만 다시는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게 됐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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