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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봉산둑 붕괴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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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내 땀흘려 애써 가꾼 벼논이 온통 흙탕물에 잠기다니…. 매년 이 난리가 겪어야 하나요"

망연자실, 수확기에 황금들판을 잃은 주민들은 넋을 잃었다.

15일 태풍 '사오마이'로 인한 집중호우로 낙동강 수위가 상승, 수문공사 현장이 무너지면서 둑이 붕괴된 경북 고령군 우곡면 객기리 일대 들판은 거대한 호수나 다름없었다.

자연 재해지만 늑장 공사와 초동 대처 지연 등의 인재가 보태지면서 둑은 너무 쉽게 무너졌고 40여 가구 100여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경지 167㏊와 일부 건물이 물에 잠겨 버렸다.

이 곳 주민들은 "이 곳은 매년 큰 비만 내리면 상습적으로 하천 둑이 무너져 관련기관에 여러차례 대책마련을 건의했다" 며 "그럼에도 빨리 공사를 마치지 않아 화를 불렀다"며 관련 기관의 소걸음 대처에 분노했다.

둑 붕괴 직전 현장을 목격한 이마을 이장훈(66.농업)씨는 "공사현장 근처로 물이 조금씩 새는 것을 보고 바로 공사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했으나 현장에 중장비 기사가 없다는 이유로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빨리 서둘렀으면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또 이씨를 비롯, 인근 주민 수십명은 안전을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해 붕괴사고가 일어났다며 현장을 찾은 이의근 경북도지사와 공사현장 책임자 등에게 책임 소재를 따지며 거세게 항의, 말리는 직원들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 발생이후 경북도와 고령군은 추가 피해를 줄이려고 현장 주변에 사고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중장비를 동원, 긴급 복구에 나섰으나 진입 도로가 좁고 한꺼번에 많은 차량이 몰려들어 복구에 오히려 지장을 초래 했다.

중장비를 동원, 흙을 퍼붓고 있으나 유입되는 물살로 제방이 더 넓게 침하될 뿐 복구는 요지부동 상황. 또 낙동강물의 역류방지를 위해 마을과 통하는 옛 둑(포리제방)의 수문을 폐쇄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크레인을 동원, 이날 오후 3시가 돼서야 겨우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우곡면 도진리 노영옥(69)씨는 "수해취약지역인 이 곳에 농업기반공사가 구 제방 수문마저 점검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탄식했다. 고령.金仁卓기자 ki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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