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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성지' 대구 팔공산 기도터, 단속으로 시설물 철거 방침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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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승격 전부터 허공 기도터로 운영
4월 7일까지 철거해야…행정대집행 가능성

지난 13일 방문한 대구 동구 도학동 기생바위 기도 도량에는 천막과 철제 계단이 설치돼 있었다. 김지효 기자
지난 13일 방문한 대구 동구 도학동 기생바위 기도 도량에는 천막과 철제 계단이 설치돼 있었다. 김지효 기자

기도 성지로 알려진 대구 팔공산 도량의 불법 시설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관할 국립공원공단이 시설물 철거 수순에 들어가자 수십년 간 기도터로 생계를 이어온 점유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찾은 대구 동구 도학동 '기생바위' 기도 도량. 동화사로 향하는 편도 1차로 좁은 도로 갓길 아래에는 흐르는 계곡을 따라 평평한 바위가 이어져 있었다. 바위 위에는 천막 여러 동과 철제 다리가 설치돼 있었고, 곳곳에는 양초와 제단이 놓여 있었다. 돗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기도를 올리는 이들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이곳은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기 이전부터 '허공 기도터'로 운영되면서 전국의 무속인들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이다. 기도 도량이 유명해지자 이를 계기로 짐을 나르는 일을 돕거나, 돗자리와 양초 등을 대여·판매하며 수익을 챙기는 관리인들도 생겨났다.

계곡 일대에 천막과 제단 등 기도를 올리기 위한 시설물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하천 형질이 변경되는 등 환경 훼손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 들어서는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가 팔공산국립공원 내 기도터 2곳의 점유자들에게 무단 점유 시설에 대한 원상회복 명령 사전 통지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하천·계곡 내 불법 점용 시설 전수조사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수십 년간 기도터를 관리하며 생계 수단으로 삼아온 점유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곳인데, 갑작스러운 철거 조치는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이곳에서 기도터를 관리해온 한 점유자는 "젊은 나이부터 이곳을 지키며 살아왔는데 한 달 만에 철거하라고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에 따르면 이곳 일대에 내려진 원상회복 명령은 다음달 7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기한 내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자연공원법 등에 따라 강제 철거가 진행된다. 관련법에 따라 징역 또는 벌금형 등 형사 처벌도 받을 수 있다.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는 "도립공원 시절부터 무속 행위를 기반으로 한 무단 점유가 이어져 오며 하천 불법 형질변경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원상회복 명령으로 상반기 내에 시설물을 철거할 예정으로, 자연 원형의 경관을 보전해 시민에게 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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