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30분쯤이었다. 대구시 서구 내당동 보람약국에 80대 할머니가 기침을 멈출줄 모르는 또 다른 또래 할머니를 부축해서 들어섰다. 할머니가 기침을 너무나 심하게 하자 말동무로 지내던 할머니가 안쓰러워서 약국으로 데려온 것이다. 막상 약국을 찾은 할머니는 "돈이 없다"며 약사가 권한 약을 만져만 보고는 "그냥 가서 생강이나 달여 먹어야겠다"며 약국 문을 나서려 했다. 이때 마침 처방전을 들고 약을 사러 온 정춘자(54·여)씨가 이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는 "약을 사 드릴테니 집에 가서 드시라"며 따뜻한 말을 전했다.
하지만 혼자 살고있다는 할머니는 "미안해서 받을 수가 없다"며 온정을 뿌리쳤고 정씨는 억지로 할머니의 주머니에 약을 넣어주었다. 두 할머니는 모처럼 따뜻한 사랑에 눈물을 흘렸고, 순간 약을 건네주던 정씨는 물론 약국의 약사들까지 흐느끼고 말았다. 정씨의 선행은 단돈 몇천원으로 이뤄졌지만 겨울의 문턱에 선 춥고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 일이었다.
권영숙(대구시 내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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