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91년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로 선정한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의 주도 쿠리티바. 남미 변방에 있는 이 도시에 대해 꿈의 도시, 미래의 생태도시로 세계가 극찬을 보내는 이유는 뭘까.
▲시 전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버스망, 75%를 넘는 쓰레기 재활용률 등도 있지만 나무심기를 통한 도시의 녹지조성이 돋보인다. 70년대초 0.5㎡에 불과했던 1인당 녹지율은 2000년 현재 55㎡. 30년만에 100배 이상 늘었다. 도시면적의 18%가 나무와 숲으로 뒤덮여 있으나 시는 지금도 연간 17만 그루의 나무와 250만 송이의 꽃을 시 전역에 심고 있다.
▲최근 대구시가 '푸른 대구 가꾸기'로 불리는 대대적인 나무심기와 담장 허물기 운동을 벌여 '한국의 쿠리티바'모델로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구시가 96년부터 지금까지 심은 나무는 지름이 15~25cm에 달하는 거수목을 중심으로 420만 그루나 된다. 대구시의 나무심기 성과는 '그린 시티'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로수를 기준으로 할때 대구시가 시민 19명당 한그루인데 비해 서울은 40명당 한그루, 부산은 44명당 한그루에 불과하다.
▲또 대구기상대는 90~94년의 기온에 비해 최근 5년간 (95~99년) 여름철 기온이 0.7% 떨어진 것으로 분석(서울 등 타도시는 같은 기간 0.1~0.9℃ 상승) 했으며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팀의 최근 3년간 여름철 최고 기온 분석에서도 예년에 비해 1.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녹화정책의 효과로 전국 최고 '폭염도시'의 명성을 타 도시에 물려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대구시의 녹화사업 성공사례가 알려지자 부산, 인천, 울산 등 지자체 관계자와 시민단체등의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이 줄을 서고 자료요청이 쇄도, 시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다. 이 여파로 전국적으로 가로수용 거목들이 품귀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간단체인 '대구사랑운동본부'가 주축이 돼 벌이고 있는 '담장허물기'도 총 121개소가 참가, 10만㎡의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려 전국에서 1천여명 이상의 인사가 견학을 했다고 한다. 대구가 일제시대의 '국채보상운동', 4·19의 도화선이 된 '2·18'의거에 이어 '그린시티'로 전국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시민들에게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삶의 질이 보장된 '진정으로 살기좋은 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모든 도시 환경분야에서 시와 시민들의 더욱 헌신적인 땀과 의지가 필요하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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