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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떠들어주면 수사하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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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해찬 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병풍(兵風)수사는 검찰의 기획수사였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은 병풍정국에 태풍으로 작용할 소지가 커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찬 의원은 2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3월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1부장이 김길부 전 병무청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 단서를 포착했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라 (검찰) 인지수사가 곤란하니 (민주당이) 대정부 질문에서 문제제기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일부신문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확산되자 이 의원은 제보자는 박영관 부장검사 등 검찰이나 군관계자는 아니라고 일단 부인했다. 또 이 의원이 지목한 박영관 부장검사는 "이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고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면서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이 발언이 병풍공세를 취하고 있는 민주당 중진의원에 의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 의원의 당초 발언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발언내용도 너무나 구체적이고 현 수사초점과도 일치한다.

게다가 실제 이 의원은 그 제보를 받고 대정부질문을 통해 가볍게 문제제기를 했고 이런 사안(병무비리)은 수사에 직접 참여했거나 보고라인선상에 있는 '검찰측'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데다 검찰의 수사착수와 전개도 민주당 천용택 의원이 작성했다는 '이회창후보 병역의혹 보고서'대로 고소·고발에 의거, 검찰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간접정황으로 뒷받침되는 대목이다.

만약 이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결국 유력 대통령후보의 낙마를 위해 검찰이 정치권과 연계해 수사하는 그야말로 '공작적 기획수사'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 검찰이 독자적으로 그걸 기획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현 우리 정치풍토로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고위 정치권의 기획아래 일련의 '병풍수사'가 전개됐고 거기에 '일부정치검사'가 개입된 게 이 의원의 발언으로 드러난 셈이 된다. '병풍의 본질'을 떠나 이건 실로 엄청난 정치공작이다. 문제는 발설당사자도 말을 바꿨고 지목된 검찰간부도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하는 상황이라 자칫 '정치공방'만 더욱 부추길 뿐일 수도 있다.

따라서 검찰이 이런 정치공작에 개입했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반박논리를 설득력있게 펴야 한다. 이 의원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이걸 해결못하면 현 검찰 수사진의 병풍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에도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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