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향응이나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한 공무원 행동강령(윤리강령)이 발효된지 9일째인 27일 현재 대구·경북지역 고급식당과 골프장, 룸살롱 등에 공무원들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
관공서 주변 한정식·일식·대형고깃집 등 고급식당들은 지하철 참사, 이라크전, 사스(SARS·증증 급성호흡기 증후군) 등으로 인한 불황의 3중고 속에 주고객인 공무원들의 회식마저 사라져 개점휴업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 식당의 경우 보통 점심식사비용이 1인당 3만원을 넘지않지만 위축된 분위기로 공무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이번 윤리강령이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적 구속력에 따라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점을 우려해 일단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대구 수성구 ㄱ룸살롱의 경우 지난해부터 고위직 공무원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었으며 윤리강령 발효 이후에는 발길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다.
업소 관계자는 "손님 대부분이 법인카드를 사용, 결제를 하는 편인데 지난주부터 공무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프장의 경우도 주말이면 부킹이 어려울 정도로 만원을 이루고 있지만 대구의 경우 지하철참사 이후 고위직 공무원들이 눈치를 보느라 골프회동을 자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경우 회원권을 보유한 경우가 드물고 가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분을 알기 힘들지만 윤리강령 발효후 움츠러든 분위기로 지난주부터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음식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항시청 인근 고향산천숯불갈비 주인 배명자(40)씨는 "공무원행동강령이 발표된 지난주부터 평소에 비해 손님이 3분1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토요휴무제가 확대될 경우 사실상 주5일 영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포항시내 일반 상가들의 경우도 윤리강령 발표로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중앙상가 옷가게 주인 최일도(44)씨는 "지난주 토·일요일 경우 평소보다 고객이 크게 줄었다"며 "건전한 소비는 권장해야 함에도 공무원들의 소비심리 위축이 시민전체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곤·임성남기자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정진호의 每日來日] 한 민족주의와 두 국가주의, 트럼프 2기의 협상카드는?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이재명 "공평한 선거운동 보장", 조희대 탄핵 검토는 "당 판단 존중"
김문수-지도부, 단일화 사분오열…국힘, 대선 포기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