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은 인격 형성에 미치는 어린 시절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서양의 정신의학자들 역시 어릴 때의 부모-자녀 관계를 무척 중요시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린 시절의 경험, 그 중에서도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가 성인기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이론들 또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과거 연구결과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기억을 더듬는 과정을 통해 얻은 자료를 근거로 성립된 이론들이었다.
그래서 언어를 획득하지 못한 어린 아이에 대한 직접 연구는, 말이 아닌 행동을 분석하는 방식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1970년도 후반에 들어서야 출생 직후부터 직접 유아를 관찰하여 유아기 발달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부모-유아의 관계를 돌 전후에 직접 관찰하는 기법 또한 개발되었다.
최근 '애착'이란 용어를 자주 쓴다.
지난 73년 노벨상을 수상한 로렌쯔는 오리와 거위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에 처음 본 대상에 '각인'되어 평생 부모로 인식한다는 것을 발표한바 있다.
물론 유아는 조류처럼 한 순간에 '각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첫 6개월 전후에 조류의 '각인'과 유사하게 부모에게 '애착'이 형성된다고 한다.
건강한 애착의 형성은 일관되고, 민감한 방식의 양육경험과 관련돼 있으며, 이렇게 형성된 애착은 12~18개월 사이에 20여명의 부모, 자녀가 함께 놀이하는 방식을 분석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조류와는 다르기 때문에 일생동안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수정,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 연구자들은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80년 이후 유아 연구가 서양뿐만 아니라 동양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전통적으로 서양과는 다른 양육방식을 이어온 동양에서의 애착특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아동학대, 청소년비행, 왕따, 핵가족화, 성적중시 풍조 등 사회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린 시절의 부모-자녀 관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경북대병원 소아정신과는 미국 텍사스대학 가정건강연구소와 미네소타대학 심리학과와 공동으로 국내 애착연구를 시작한다.
20여명의 부모-자녀 행동분석과 설문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12~18개월의 건강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다.
문의=053)420-5747, juelee@knu.ac.kr.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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