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가래요~/오호~가래요~ 이가래가 누가랜고/오호~가래요~."
오곡백과가 풍성한 가을들녘에 농부들의 구성진 농요(農謠)소리가 신명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요즘 달성군 하빈면 대평초교 운동장에선 '하빈 들소리' 재연을 위해 40여 농부들이 온 힘을 쏟고 있는 것. '하빈 들소리'는 오는 5~7일까지 충남 부여 백마강 둔치에서 열리는 제45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대구대표로 참가하기 때문.하빈 들소리는 하빈면 일대에서 구전되던 농요를 여덟마당으로 정리한 것으로 일년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가래질'소리를 시작으로 '망깨','목도','모심기','논메기','들길', 타작,'치나칭칭나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적힌 농기를 앞세워 쇠.징.북 장고 등의 뒤를 이어 일꾼들이 신명나게 판을 벌인다.
모를 심고, 논메기, 이 논 저 논으로 옮겨다니며(들길), 타작에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흥겹게 부르는 치나 칭칭나네 등 옛적 우리나라 농촌 어디서나 볼수 있었던 정겨운 풍경이다.
여기에다 하빈이 낙동강 강가에 위치, 잦은 홍수로 제방을 쌓는 가래질에다 다지는 '망깨', 무거운 돌이나 나무를 나르는 '묵도' 등 이지역만의 특색이 곁들여 진다.
하빈들소리 보존회 손봉희(65.하빈면 대평리)회장은 "옛 적부터 내려오던 농부들의 힘든 일과 신세 한탄 등 삶의 애환이 듬뿍 담긴 가사를 동네를 찾아다니며 나이 많은 노인들로부터 녹취하고 이를 민속학자인 성병희(안동대).곽태천(영남대)교수 등으로부터 고증을 받아 '하빈 들소리'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여덟소리로 된 노랫말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며 "최근 들어 농기계가 많은 일을 대신, 이같은 들소리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선소리꾼 역할을 맡은 손 회장은 " 하빈 들소리 재연을 통해 힘든 노동일을 노래로서 달랜 조상들의 삶의 자취 일부라도 흉내 내 본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구 대표로 한국 민속예술축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고 밝혔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