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부 의원들 "이번 국감 분위기 영 아니다"

'장(場)이 서야 물건이 팔리는데 시장 분위기가 영 아니다'

예년과 다른 이번 국감 분위기에 대해 일부 의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열심히 해도 여간해서는 주목받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의원 한사람 당 15분으로 제한돼 있는 질의 시간 내에 준비해 간 자료를 모두 소화하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한 가지 문제점을 제대로 터뜨리기 위해서는 사안의 앞뒤를 설명할 시간도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 경위도 설명해야 하지만 시간이 영 부족하다는 것.

여기에 갑작스런 피감기관의 증가와 국감 진행을 방해하는 요인들에 의해 시간이 지연되기라도 하면 고스란히 질의시간을 까먹게 된다.

실제로 산자위의 경우 지난 열흘간의 국정감사 중 사흘만 예정대로 15분간 질의시간을 가졌으며 나머지는 7분씩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가스공사 감사에서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피감기관 노조가 국감장 출입을 통제, 오후에 가까스로 속개되는 등 의원들의 '금쪽' 같은 질의시간을 허비한 적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의원 보좌관은 "일주일을 준비한 자료를 7분 동안에 처리한다는 것은 시도 자체가 이상한 것 아니냐"며 "상황이 이러니까 정작 묵묵히 일한 의원들 보다 '실신', '오물 삼키기' 등 일회성 해프닝을 겪은 의원들이 자의든 타의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예년과는 다른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태도도 의원들의 불만 중 하나다.

한 재선 의원들은 "기관장은 다리 꼬고 실무진은 팔짱 끼고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부아가 치밀어 질의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감초기부터 국감의 생명인 자료제출이 국감 후반기까지도 안되는가 하면 답변은 실·국장들에게 미루고 지난해 국감 지적사항에 대한 결과조차 첨부하지 않는 무성의가 국감장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심지어 여당 의원들조차 "너무 하지 않느냐"는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NGO 국감모니터단'이 우수의원을 선정한 데 대해 "선정 기준이 뭐냐"며 "시민단체가 국회의원들을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지한 국정감사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상전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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