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물러나는 조해녕 대구시장의 퇴임길이 순탄하지 않다. 우선 밀라노 프로젝트와 관련 대구시 공무원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시청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한 대구시의 감사가 제 기능을 못했다는 따가운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후임 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해결에 전력을 기울였던 숙원사업들도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하는 실정. 6월 안에 착공하기로 했던 상인~범물 4차순환도로는 하반기로 밀렸고, 시민안전테마파크도 비록 기공식을 가졌지만 지하철참사 부상자 및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건설노조와 중증장애인들의 시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4년 간에 대한 평가점수도 그다지 후하지 않은 것 같다. 대구시에서는 "10~20년 후 대구가 나아갈 좌표를 설정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하지만 "한 일이 별로 없지 않느냐."는 얘기하는 시민들이 적잖은 것 같다. 심지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되는 일도 없었고 안 되는 일도 없었다."고 조 시장 재직시 대구시정을 혹평하고 있다.
자신이 받아 든 성적표가 별로 좋지 않아서일까. 조 시장은 언론들의 퇴임인터뷰 요청에 "퇴임과 관련한 인터뷰는 결코하지 않겠다. 곧 취임하는 당선자에게 포커스를 맞춰 달라."며 완강하게 거절했다. 지난 주에 형식적인 기자간담회를 갖는 데 그쳤다. 퇴임이 가까워지면서 조 시장은 외부행사를 가급적 지양하고, 시장실에서 독서를 하는 것으로 소일하는 등 활동반경도 크게 좁혔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다 해외출장, 서울방문 등으로 '화려하게'퇴임하는 이의근 경북도지사와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편 대구시 실·국장들은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는 조 시장의 좌우명을 담은 액자를 선물하기로 했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실천하는 데 4년동안 노력한 조 시장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선출범 이후'성공한 대구시장'을 아직 가지지 못한 대구 시민들로서는 언제까지 다음 시장에게 계속 기대를 걸어야 할 지, 안타까운 심정일 수 밖에 없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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