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버스 내려 흙먼지 길 동요 부르며...

내가 일곱 살 때쯤인가 부모님과 언니, 오빠와 함께 안개비가 뽀얗게 내리는 새벽길을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서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러 갔던 것이 기억납니다. 버스를 내려 흙먼지 쌓인 시골길을 걸어가다 보면 나무 꼭대기에서는 매미가 우릴 반기듯 울었고, 우리 형제들은 동요를 부르며 걸어갔습니다. 그 길은 지나온 세월과 함께 언제나 내 마음의 안식처였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기 적당하게 포장이 다 되었고, 친척들도 몇 분 안 계시지만 올해도 아이들이랑 고향 길을 밟으러 들어갑니다. 넓은 강둑을 따라 긴 철길을 건너 조그만 호수가 있는 마을 앞 정자나무 아래 쉼터에는 지금 가도 이야기꽃이 피어있을 것 같습니다.

내 고향 석적면 포남동은 나의 인생 최고의 여행지입니다.

이덕안(경북 경산시 상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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