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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署 최철호 순경, 순찰중 산사태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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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호 순경이 탔던 순찰차가 낙석더미에 깔려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다.
▲ 최철호 순경이 탔던 순찰차가 낙석더미에 깔려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다.

3일 오후 6시 30분쯤 울릉경찰서 서면파출소에 다급한 주민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울릉도에 몰아친 강한 비바람 때문에 도로에 큼지막한 돌이 많이 떨어져 차량통행은 물론이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마침 파출소에서 저녁식사 중이던 최철호(32) 순경은 신고가 들어오자마자 숟가락을 놓고 홀로 112 순찰차에 올라탔다.

최 순경이 주민 신고가 들어온 울릉군 서면 남양리 남양터널 일주도로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 45분쯤. 이미 도로에는 많은 돌이 떨어져 있었고, 서면사무소 직원들이 나와 낙석 제거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최 순경은 인근 남양터널에 정전사고가 나 교통신호기가 고장 난 것을 보고 터널진입차량 통제를 위해 순찰차에 올라탔다. 그 순간 도로 위 비탈면 절벽에서 400여t의 돌무더기가 순찰차 주위로 와르르 쏟아졌다. 이내 최 순경이 탄 순찰차는 무너져내린 낙석에 형체도 보이지 않게 됐다. 구조작업에 나선 119 소방대원과 경찰은 장비를 동원해 1시간여 만에 순찰차를 발견했지만 운전석에 앉은 최 순경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변해 있었다.

최 순경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료 경찰관은 물론 지역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꽃다운 청춘의 꿈이 사그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함께 근무한 동료 경찰관 강모 경사는 "'선배님, 금방 갔다오겠습니다. 갔다 와서 식사 마저 하지요.'라며 빗속으로 뛰어나간 최 순경의 모습이 영영 마지막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흐느꼈다.

김억재 서면파출소장은 "첫 근무지인 울릉지역에서 3년쯤 경찰관 생활을 한 뒤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가 결혼도 하고 부모님께 효도를 하고 싶다며 입버릇처럼 되뇌던 참한 사람이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날 오후 늦게 최 순경의 사망소식을 전해들은 부산의 가족들은 악천후 등 울릉도 지역의 기상악화로 여객선과 헬기가 4일 오전까지 통제되면서 객지에서 외로이 생을 마감한 최 순경을 그리며 부산에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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