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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로켓과 오키프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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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미사일이냐 인공위성이냐에 관심이 쏠렸지만, 정작 나는 로켓의 폭에 관한 예전의 색다른 기사가 떠올라서 북한 로켓의 크기에 눈길이 갔다. 2007년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발사에 쓰인 로켓의 너비는 4피트 8.5인치였다. 기술자들은 로켓을 좀 더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로켓은 열차로 옮겨지는데, 중간에 터널을 통과하려면 너비를 열차 선로 폭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한편 열차 선로 폭은 고대 로마시대 마차를 끄는 두 말 엉덩이 사이의 폭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웃긴 일인가. 미국 우주 역사의 자랑인 최첨단 우주왕복선의 디자인이 2000여년 전에 정해진 선로 폭에 맞춰야 한다니 말이다. 결국 인간은 2000여년 전 말 두 마리의 엉덩이 폭으로 길을 정한 관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로 폭이 4피트 8.5인치가 아니라 5피트여도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누구도 그 수치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선로 폭을 정한 사람은 아무런 생각 없이 옛 관습을 그대로 답습했던 것이다.

내 병원 진료실 한 벽에 미국 여류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큰 꽃 그림이 걸려있다. 그녀는 꽃의 화가라고도 불리는데,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주로 1920년대에 그린, 아주 크게 확대된 꽃그림이다. 오키프가 세계적인 화가로서 성공한 것은 꽃을 이전과 같이 실물 크기 혹은 비례적으로 그리지 않고 이전 화가들의 고정관념과 관습에서 벗어나 실물보다 훨씬 크게 그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꽃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면, 아무도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꽃을 아주 크게 그렸다. 내가 꽃에서 본 것을 아무리 바쁜 뉴요커라 하더라도 시간을 내어 쳐다보게 만들었다."

어떤 문화권, 어떤 나라라도 관습과 고정관념은 존재한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면 어디나 그런 것들이 있고, 우리 자신도 알게 모르게 예전의 관습이나 고정관념과 함께 살아간다. 최근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금융 위기도 경제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경제 주체들이 과거의 관습과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고정관념과 관습은 우리의 사고와 결정에 영향을 미쳐 왜곡된 판단과 행동을 낳는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만들어놓은 관습과 고정관념의 그늘에서 힘들어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껏 "그건 원래 그런 거니까 바꿀 필요 없어!"라는 변화의 방해꾼들의 말을 한번쯤 의심해 보자. 그리고 오키프의 꽃과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생각의 방향을 반대쪽으로도 한번 돌려보자.

성기혁 사랑이 가득한 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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