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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크림슨의 미궁 / 기시 유스케 지음/김미영 옮김/창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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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점가를 잠식하고 있는 일본 소설, 그 중에서도 추리 소설은 일정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 기시 유스케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마유키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꼽힌다. 1997년 일본 호러 소설 대상을 수상한 '검은 집'은 국내에서 영화화되기도 했다. 기시 유스케는 일본의 '모던 호러'를 대표하는 작가로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SF 분야까지 넘나드는 등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다작을 하지 않는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오랜만에 내놓은 이 작품은 방대한 전문 지식과 탄탄한 짜임새, 현실적인 캐릭터로 다가온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후지키는 호주의 낯선 핏빛 황무지에 누워 있다. 다른 8명의 일본인도 이곳에 있다. 이들은 일본 사회에서 '낙오'된 실업자, 다중채무자, 이혼녀, 병든 육체 노동자 등 '패배자'들이다. 그들은 각자의 게임기를 갖고 있으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 한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 게임을 하지 않으려는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고 최후의 1인은 어마어마한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국내 영화 '10억'을 연상시키는 이 설정에서 작가는 일본 사회의 소외 문제, 일상에 산재한 공포의 정체를 솜씨 있게 그려낸다. 420쪽, 1만2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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