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외출했다 납치당한 여대생 L 씨가 집을 나간 지 47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24일 여대생을 납치·살해한 용의자 K(25·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K 씨의 자백을 근거로 납치된 여대생은 88고속도로 인근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L 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은 22일 밤 12시쯤이었다. L 씨는 대구 수성구 범물동 자신의 집에서 부모에게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티셔츠와 슬리퍼 차림으로 집을 나간 뒤였다.
용의자 K 씨가 L 씨를 납치한 시각은 23일 오전 1시쯤. 경찰은 K 씨가 누군가를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려고 마음먹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범물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혼자 있던 L 씨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K 씨는 경찰에서 "L 씨에게 접근해 술이나 한잔 하자며 차에 태웠다"고 진술했다. K 씨는 또 이 과정에서 "L 씨와 고교시절 알던 사이여서 순순히 승용차에 올라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L 씨의 얼굴과 허벅지에서 구타로 인한 멍이 발견된 점 등을 이유로 K 씨가 술을 마신 L 씨를 강제로 납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 씨를 납치한 K 씨는 미리 준비해둔 테이프로 L 씨의 손발 등을 테이프로 묶은 뒤 23일 오전 7시 46분부터 L 씨의 휴대전화로 L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6천만원을 L 씨의 통장으로 입금하라"며 이날 오후 6시 34분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몸값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K 씨는 L 씨 가족이 입금한 290만원 중 255만원을 빼냈다.
◆검거 과정
경찰은 K 씨가 몸값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찍힌 폐쇄회로 TV 자료를 바탕으로 K 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목격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차량 소유자를 추적하던 중 K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24일 오후 5시 30분 달서구 용산동 주택가에서 주차된 용의차량을 발견했고, 그 주변을 매복하다 2시간쯤 후 K 씨를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K 씨의 자백에 따라 시신 수색 작업에 나서 오후 11시 20분쯤 L 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K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납치한 날 오후 10시쯤 88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자신의 얼굴을 알고있는 L 씨를 살해하고 거창 톨게이트에서 대구 방향 11km 지점 하수구에 시신을 버렸다"고 말했다.
◆범행동기
경찰조사 결과 K 씨는 "빚 5천500만원을 갚기 위해 L 씨를 납치했으며 얼굴을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L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K 씨의 진술에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집중 조사하고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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