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시 '자리 돌려갖기' 비난…산하기관 특정인 맞교대

문경시 산하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칙 없는 특별채용이 급기야 특정인들끼리 돌아가며 자리를 차지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 행태까지 보여 말썽을 빚고 있다.

문경시와 대구경북능금농협은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인 전통찻사발축제의 최우수축제 도약을 위해 신설한 찻사발축제 사무국장에 문경시청 퇴직공무원 전모(58) 씨를 이달 15일자로 임명하고, 전직 문경시의원 이모(58) 씨를 문경시가 위탁운영을 맡긴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부장으로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임 축제사무국장인 전 씨는 문경거점산지유통센터 부장으로 지난해 2월 문경시의 추천으로 입사해 내년 1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며 유통센터 부장 내정자 이 씨는 원래 찻사발축제 사무국장 내정자였다.

문경시가 이 씨의 내정을 취소하고 갑자기 전 씨를 축제 사무국장으로 임명한 배경에는 속사정이 있다. 애초 문경시는 이 씨를 축제 사무국장으로 채용키로 했으나 "축제 전문가를 공개 채용, 축제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도예인과 문경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의 반발(본지 9월 27일자 5면 보도)로 특채가 여의치 않게 되자 다른 산하기관 중 이 씨가 들어갈 만한 자리를 물색했다. 결국 문경시는 임기가 2개월가량 남은 전 씨를 축제 사무국장으로 옮기도록 하고 이 씨를 전 씨의 빈 자리에 가도록 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대구경북능금농협 한 관계자는 "매년 6억원 정도의 보조금을 주는 문경시가 이렇게 하자고 제의를 해와 거절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 씨도 "축제 사무국장을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다"며 "문경시에서 축제 사무국장 자리를 맡으라고 해 사표를 내고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경 시민들은 "최근 문경관광진흥공단과 관련된 특채가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도(본지 9월 7일자 8면, 13일자 1면 등 보도) 원칙 없는 특채 행태가 반복되는 등 자리 나눠갖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 도예인들 사이에서도 "문경시가 최우수축제로 만들겠다면서 신설한 찻사발축제 사무국 위상과 중요성을 떨어뜨리고 특정인을 위한 자리 나눠갖기 기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문경시 한 관계자는 "말 못할 사정으로 축제 전문가 영입을 위한 공개채용을 하지 못한 점을 이해해 달라"며 곤혹스러워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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