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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미술] 헨리 무어(Henry Moore)의 여인상(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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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고 혹독한 삶을 산 인류에게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게 한 것은 여인상이었다. 구석기 시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십자군 전쟁에 오래 시달린 뒤인 중세 때의 성모상을 생각해도 그렇다. 공포와 불안 속에 살았던 그들은 물론이고 외로움과 고독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헨리 무어의 작품들은 대개 만지고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어느 각도에서 보나 둥글고 불룩하고 움푹한 모습이 다양하고 풍부한 곡면을 제공해 더할 수 없는 친근감을 주는데 특히 그의 여성상이 지닌 매력은 누구라도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의 넉넉한 품과 크기(높이 1.44m)는 어린 아이에게 어머니의 가슴이나 큰 허리 또는 엉덩이처럼 어디서나 매달리고 안기고 업히고 싶은 그런 본능을 자극한다. 모난데 없이 둥그스름하지만 변화무쌍하고 눈이나 입을 암시하는 작고 인상적인 포인트는 정교해 그 유머러스한 대비가 여간 조화롭지 않다. 특히 멀리서 조망하면 작은 산이나 언덕처럼 든든해 보이다가 눈과 코가 또렷이 보이는 가까운 거리에서는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어릴 때의 어머니처럼 항상 영원한 모습으로 있을 것 같고 또 다정하고 닳은 무릎의 표면들은 부비며 치대던 그 어머니의 살을 연상케 한다. 1957-8년 작, 청동조각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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