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패배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처음으로 '분당(分黨)'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것도 친박계 중진인 6선의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으로 부터다.
홍 의원은 1일 당의 원내대표 경선과 비상대책위 구성과 관련해 "당의 새 지도부 구성이 서로 신뢰하는 쪽으로 가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란 분당(分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의 최고참인 홍 의원이지만 세종시 수정안 추진부터 몇 차례 이슈에 대해 박심(朴心)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분당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이겠지만, 우리(친박계)가 박 전 대표와 같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큰 그림이 비상대책위에서 나와야 하며, 새 지도부와 주요 당직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서로 뜻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또 이번 성남시 분당을 보선 패배를 놓고 "강재섭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모두 애쓸 때, 선거하는 날 호남에 가서 개헌 얘기를 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 태도를 고쳐야 한다"며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을 향해 작심한 듯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분당설'은 이명박 정권 초반부터 '공천 학살' 피해를 주장하는 친박계 의원들에게서 항상 나온 이야기였고 3월 말 이명박 대통령의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전후해서도 이 대통령의 탈당 내지 친박계의 분당설이 잠시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러나 다음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데다 4'27 재보선 패배 직후의 책임론과 수습론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분당 가능성은 또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더 이상 '친박 배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친이계는 발끈했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탈당이란 이야기는 결코 쉽게 해서는 안될 말인데 홍 의원의 속내가 궁금하다. 정말 어떤 의도에서 한 말일까"라며 "충분한 지식을 익힌 뒤, 소신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글을 남기며 홍 의원을 비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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