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방문하는 지구촌 손님들에게 한국의 색깔과 전통의 멋을 보여줄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영천시 화남면 금호리의 천연염색 공방에서 작업 중인 권경숙(53) 씨는 요즘 밤을 새워 특수염색기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에서 26일부터 10일간 열리는 천연염색전시 및 체험행사에 더 아름다운 옷을 선보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권 씨는 이번 대회 중 선수촌 내 한국문화 프라자 부스에서 대황, 소목 등 한약재를 염재로 한 천연염색 옷을 전시한다. 또 대구에 오는 212개국 선수·임원 및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천연염색 체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부스를 찾은 외국인들이 손수건에 별, 하트, 마름모 등 다양한 무늬를 넣어 염색해볼 수 있도록 전통발효 염료도 준비했다. 염색 체험을 통해 대황의 노란색, 소목의 붉은색 등 우아한 색깔과 천연염색 제품의 항균성도 알릴 계획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에 염료를 담을 용기도 옹기로 준비했으며 경주의 한 골동품가게에서 전통 바가지도 5개나 구입했다.
권 씨는 감, 쪽, 오배자, 달맞이꽃, 쑥, 대나무잎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염색을 한다. 공방에는 여러 가지 디자인의 천연염색 옷과 방석, 모자, 신발, 이불, 가방 등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권 씨는 원래 전통차, 도자기, 목공예 등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시작했다. 7년 전부터는 자연의 색깔에 반해 대구 동구 백안동에 작업실을 마련한 뒤 천연염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천연염색 전문가와 전공 교수로부터 교육을 받기도 했다. 경산 와촌으로 작업실을 옮긴 뒤에도 염색관련 기초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한방특구 도시인 영천 화남에 들어온 뒤에도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주관 염색 기초교육을 다시 받기도 했다.
권 씨는 소금을 이용한 특수기법, 감물을 이용한 2차 염색 등으로 특색 있는 무늬나 색깔의 옷을 만들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외에 대구 약전골목 인근에 천연염색 제품 매장을 갖출 계획이다.
9월 서울 농어촌산업박람회, 10월 영천한약축제, 10월 부산 벡스코 차박람회 천연염색전시 행사 등에 참가 준비를 하고 있는 권 씨는 "천연염색에 미쳐 일할 때에는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작업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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