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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호 춤꾼' 다시 무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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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로고스 속의 비워짐' 공연

'로고스 속의 비워짐'에 듀엣으로 출연하는 무용수 최윤영과 안재연.

현대 무용가 구본숙(영남대 무용트랙 교수)이 4년 만에 무용수로 무대에 선다. 1959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무대에 섰던 구본숙 교수는 2007년 이후 직접 무대에 서지 않았다. 2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리는 '로고스 속의 비워짐'(The empty in Logos)은 구본숙이 무용수로 무대에 오르는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총 9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구 교수는 8장 '둘 혹은 하나'와 9장 '즐겨찾기와 찾기'에 약 5, 6분에 걸쳐 솔로로 출연한다.

'로고스 속의 비워짐'은 구본숙 교수가 안무를 하고, 정연수 씨가 대본을 쓴 작품이다.

구 교수는 "이번 공연은 비움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우리는 단지 친구가 좋아 하루 종일 어울렸고, 흙이 좋아 흙장난으로 하루를 보냈다. 어떤 것도 욕망하지 않았던 그 시절 우리는 얼마나 해맑고 다정했던가. 우리는 그 시절을 애타게 그리워하면서도 매순간 욕심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오랜만에 조우한 옛 친구 앞에서 나는 얼마나 싸늘했던가. 그것은 친구에 대한 싸늘함이 아니라 '내 삶'에 대한 싸늘함이었다. 우리는 싸늘하게 사느라 주변과 다투고, 단절한다. 맑게 미소 짓던 아이들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이제 다시 비움으로 돌아가야 한다. 비움은 타인과 나를 소통하게 하는 과정이며, 아름답고 깨끗한 여백이다"고 말한다.

'로고스 속의 비워짐'은 동양과 서양의 합일이요, 소통이다. 로고스는 서양 철학용어로 '우주의 질서'를 의미하고, 비움은 동양의 정서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물과 인간의 참된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무용작품은 동양과 서양의 소통인 동시에, 자연과 인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소통과 합일을 추구한다.

구 교수는 "철학적인 사고를 직접 표현하기보다는 사람 사이에 생기는 삶의 현상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동양과 서양, 사람과 사물의 경계가 사라진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와 삶을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주의 비움에 관한 이야기지만, 구 교수가 출연하는 8장과 9장은 개인적인 의미에서 '50여 년 춤 인생의 비움' '인생의 비움' '여백을 통해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형상화하는 부분이다.

무용가 구본숙은 이화여대 무용과, 경희대 석사, 한양대 박사 등 정통 춤 교육 코스를 밟은 대구 1호 춤꾼이다. 대구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로 1988년부터 13년을 근무했으며, 영남대 교수(1977년 부임) 시절 물아(物我)무용단을 창단(2001년)해 현대무용 발전에 기여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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