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파행 중인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조직위는 최근 공석인 집행위원장을 대행으로 선임했다. 지난 8월 전임 집행위원장이 사퇴한 지 4개월여 만이다. 대행인 이유는 집행위원장 선임은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지난주 열린 이사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17명의 이사 중 이날 이사회에는 강신성일 이사장을 포함해 단 2명만이 참석했고, 6명은 위임장을 제출했다. 이에 강 이사장은 내년도 행사 준비를 이유로 직권으로 자신이 추천한 세 명 중 한 명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두 명의 감사도 사퇴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감사 결과 보고 때 강 이사장의 판공비 과다 사용 문제를 지적했으나, 시정이 안 되자 사퇴한 것이다. 이런데도 대구시는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사회가 무산되면 이사장이 대행을 임명할 수 있고, 감사의 요구도 안건으로 채택했으나 이사회가 무산되면서 논의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조직위의 파행은 올해로 5회째 행사를 치른 대구 국제뮤지컬축제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 이 축제는 그동안 내실과 함께 외국에도 진출하면서 대구를 뮤지컬 도시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모든 행사 진행의 구심점인 집행위원장직을 4개월 동안 비웠다가 부랴부랴 대행으로 임명하고, 감사까지 사퇴서를 제출했다면 분명히 조직위 내부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의 파행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 집행위원장 선임도 이사장이 단독으로 추천하는 것보다는 공모를 통해 절차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 또한 감사가 제기한 문제를 철저하게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람이 문제라면 사람을 바꿔야 조직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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