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차문 덜 닫았네요" 한밤에 걸려 온 '착한 전화'

찬바람 때문에 퇴근과 동시에 집 밖으로 나오기도 싫었던 며칠 전 밤. 오후 9시쯤에 휴대폰이 울려 봤더니 낯선 번호였다. 요즘 선거 관련 리서치 등 전화를 많이 받아서 "또 이런 전화네~" 하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벨이 끊어지더니, 다시 울려 마지못해 받은 전화 내용이 뜻밖이었다. "여기 아파트 앞에 주차한 차주 되시죠? 차 문이 덜 닫혀 차 안에 불이 켜져 있어요. 끄셔야 될 것 같아서 전화드립니다."

순간 고마움과 동시에 부끄러움이 살짝 느껴졌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통화를 마치고는 주차된 차량을 찾아 차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왔다.

요즘 워낙 사람과 사람을 믿지 못하고, 주차된 차량의 전화번호를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를 종종 봐 온 나로서는 한밤의 '착한 전화'를 받고 나서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부터 상대를 믿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이는 무한 애정의 10분의 1이라도 타인에게 보인다면 우리는 보다 착한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타인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착한 행동을 하리라!

김선령 대구 성서경찰서 경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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