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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 잡무는 최대한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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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교원 업무를 줄이기 위해 144개 사업을 폐지했다. 시교육청은 59개, 교육지원청은 85개이다. 9개 사업은 규모를 줄이거나 개선하기로 했다. 교원 설문조사로 폐지 희망률이 30%가 넘는 사업을 선정하고, 담당 부서의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는 학교 교육 계획서 심사, 청년 훈화글 작성 대회, 특색 있는 창의 인성 수업 사례 공모, 교육감배 대구 건강 체력왕 선발대회 같은 것이 포함돼 있다.

교원의 업무 과중은 학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특히 교사는 수업보다 다른 업무에 더 시달린다고 할 정도다. 여기에다 담임을 맡으면 학생 지도까지 있어 업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대표적인 예로 학생 기록부를 들 수 있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 전형 비율이 높아지면서 학생 기록부의 비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잡무가 많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충실히 기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잡무가 많은 교사의 고충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고등학교의 입시 지도가 수시보다는 정시에 치중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교육청이 형식적이고, 보여주기 위해 연례적으로 치르던 각종 사업을 폐지한 것은 바람직하다. 폐지한 사업의 내용을 보면 한시적이어서 기한이 끝나 더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많다. 또 그때그때 사회적 여론에 따라 시행하다 흐지부지돼 명목만 남아 있는 것도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교육청이 좋은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도 있다. 그 성과는 알 수 없지만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 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원에게는 불필요하거나, 업무만 가중시켜 폐지해야 할 사업으로 꼽힌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줄이는 것이 옳다. 아직도 형식적이거나 서류상 기재만 돼 있는 사업이 많을 것이다. 이를 찾아 교원의 업무를 더 줄여야 한다. 이런 불필요한 업무가 줄어야 학생을 가르치고, 생활 지도를 하는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교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는 학생과 교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먼저 따져 시행해야 한다. 기록이나 치적을 남기려고 실효성이 없는 새 사업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학교 교육을 해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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