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수원 기증 대형 전광판, 설치 장소 못 구해 애물단지

울진군, 가는 곳마다 미관·안전에 걸려

한수원이 최근 울진군에 기증한 수억원 상당의 대형 LED 전광판이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주차장을 차지하면서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박승혁기자
한수원이 최근 울진군에 기증한 수억원 상당의 대형 LED 전광판이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주차장을 차지하면서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박승혁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기증한 수억원 상당의 대형 LED 전광판 설치를 두고 울진군이 고민에 빠졌다. 전광판이 너무 크고 설치하면 건물 안전에 위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울진군이 전광판 설치를 결정하지 못한 채 보름 넘게 청사 주차장에 임시 보관하면서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이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한 군 행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은 원전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울진과 월성, 영광, 고리 등 원전이 들어선 지역에 전광판을 설치할 것을 제의했다. 지자체는 원전정보뿐만 아니라 군의 각종 행사정보와 행정안내 등을 내보낼 요량으로 이를 수락했다.

울진은 울진읍과 북면 2곳에 LED 전광판을 설치하기로 결정했고, 이달 2일부터 부착 작업을 했다.

북면 전광판(7×5m)은 부구초등학교 앞에 자리 잡고 작동을 시작했지만, 울진읍의 경우 전광판(10×6m)의 크기가 너무 큰 데다 군청 외벽에 설치할 경우 무게로 인한 안전 문제가 우려돼 잠정 보류됐다. 울진군은 건축물 구조진단을 통해 안전을 확인한 뒤 재부착을 추진했지만, 이번에는 군청 입구를 모두 가린다는 미관상의 이유로 또다시 보류했다.

울진읍의 한 주민은 "10개월 전부터 진행된 전광판 설치 사업을 넋 놓고 보고 있다가, 이제야 대책마련에 나서는 울진군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울진군이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수억원짜리 애물단지가 하나 생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 담당부서는 전광판 위치를 울진읍 외곽이나 공원 등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해당 장소마다 교통흐름방해, 사고위험, 교통량 저조, 가시권 제한 등의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초 군에 기증될 전광판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무게와 크기만이라도 한수원이 알려줬으면 미리 대처했을 것이다"고 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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