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키다리 아저씨는 19일 오후 쌀 2천포(4천만원 상당)를 트럭에 싣고 수성구민운동장에 나타났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저소득 주민, 경로당, 무료 급식소, 저소득 이북5도민 등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벌써 10년째.
키다리 아저씨는 "이번 추석에는 북한에서 피난 온 저소득 이북5도민에게도 쌀을 전달해 추석 명절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만 남긴 채 발길을 돌렸다.
키다리 아저씨가 수성구청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당시 구청을 찾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쌀 20㎏짜리 500포를 기증했다. 이름을 물었지만 한사코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해 '얼굴 없는 기부천사'로 알려졌다. 그래서 직원들은 명작동화에 등장하는 '키다리 아저씨'를 연상해 별명을 붙였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키다리 아저씨는 6'25전쟁으로 부산에서 잠시 머물다 대구로 올라와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제2의 고향이 된 대구에서 양복지 도매상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왔고, 10여 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면서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풀며 여생을 보내겠다'며 매년 쌀을 수성구청으로 보내고 있다.
수성구청 한 관계자는 "키다리 아저씨가 구순(九旬)을 넘겨 건강이 걱정된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키다리 아저씨가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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