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어둠 속의 빛

학살 피해 하수구에 숨은 유대인

2차 대전 당시 가장 잔혹한 일 가운데 하나는 유대인 학살일 것이다. 모든 유럽인을 단숨에 공범자로 만들어 버린 그 학살.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는 이 소재를 즐겨 다루었다. '토탈 이클립스', '카핑 베토벤', '유로파 유로파' 등을 연출한 여류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어둠 속의 빛'도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졌다. 2차 대전이 한창인 폴란드의 리버포. 빈집털이와 하수구 수리공으로 살아가던 소하는 하수구에서 학살을 피해 숨은 유대인들을 발견한다. 돈을 받고 그들을 숨겨 주지만, 누군가 유대인을 도와주고 있다는 소문이 마을에 돌아 소하와 그 가족도 위태로워진다. 이제, 소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영화는 무려 420일 간 하수구에서 살았던 유대인의 실화를 통해 그 억압과 고난에 집중하도록 한다. 그런데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 유대인은 '세계 최강' 미국에서도 지배 세력이 되었고, 그들의 소망을 담아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세워 주변 중동을 위협하는데도 여전히 70년 전의 피해자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봐야 하나? 팔레스타인의 아픔은 누가 그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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