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그룹 창업주 황대봉 명예회장 일가가 비리 혐의 등으로 잇따라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대아그룹은 지난 45년간 여행, 선박, 언론,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쳤기에 포항에 끼치는 경제적 영향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도덕적 해이에서 온 당연한 귀결이라며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의 최대 주주인 황인철(57) 씨가 15일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본지 16일 자 4면 보도)됐다. 지난 2011년 업무상 특혜를 부탁하며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둘째 황인규(59) 씨에 이은 구속이다. 황 명예회장의 손자(35)도 상습적으로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다 2010년 법정에 서기도 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이날 황 씨와 대아'대원상호저축은행의 대표 이모(61) 씨, 황 씨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세금을 누락한 혐의로 사장 배모(56) 씨 등 3명을 한꺼번에 구속하면서 대아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당초 일부만 구속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관련자가 모두 구속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대아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한가. 침통하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황 씨가 현행법상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대주주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100억원가량을 부정 대출받아 모 나이트클럽을 인수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고, 나이트클럽을 배 씨와 공동 운영하며 세금도 40억원가량 탈루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황 씨의 구속은 앞서 법 심판대에 오른 그룹 2, 3세들의 범법 행위까지 다시 떠올리며 지역민들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인천지검은 2011년 5월 중국 둥팡항공 한국지사장에게 업무상 특혜를 부탁하며 53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황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황인규 씨를 구속했다. 황 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8년, 2심에선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황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특혜를 요구했고,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로 유류할증료 서류를 꾸며 회사 돈 37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황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 황모(61) 씨의 아들(35)도 예비군 훈련에 불참해 2010년 벌금 510만원을 받은 뒤 또다시 훈련에 불참하자,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엄벌에 처했다.
포항경실련 관계자는 "지난 45년간 승승장구하던 대아가 후계자들로 인해 비틀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며 "대아가 지역에서 도덕적이고 책임감 있는 기업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여론이 매몰찼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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