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대구 호텔수성(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렸던 (사)대구미술발전포럼에서 미술평론가 권원순 씨(전 계명문화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몇 가지를 제안했다. 말이 제안이지 쓴소리에 가까웠다.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한 발언이라고는 했지만 그동안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쏟아냈던 불만들을 모은 것이기도 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권 씨는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나라도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했다.
권 씨는 먼저 대구시 문화상 수상자 선정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협회나 단체의 추천을 수상 후보자의 요건으로 할 경우 각종 단체나 협회의 입김이 너무 강해지고, 협회장 개인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는 우려가 크다"며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시에서 일방적으로 선정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권 씨는 대구문화재단이 설립 취지와 목적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문화예술계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진작시켜야 할 문화재단이 각종 행사를 주관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만 가고 있다는 것. 이래서는 문화재단이 지원이라는 본 영역을 벗어나 문화예술계의 큰손이 돼버리고 문화예술인들은 그 아래에 들어가는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선출직 인사들의 과도한 얼굴 내기도 비판했다. 권 씨는 "각종 예술 행사에 단체장, 지방의원, 무슨무슨 위원장'단체장'협회장 등이 모두 나서서 축사와 격려사를 하는 통에 정작 보호받아야 할 시민들의 관람권을 박탈해가고 있다"며 "이들은 인사를 마치고는 자리를 뜨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정작 문화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권 씨는 문화예술계를 위해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운동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