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LG 창업주 부친 독립자금, 김구에 전한 구여순

'가세가 극빈하여 젊은 아내는 이웃집으로 품팔이를 하여 겨우 병든 노모를 봉양하고 세 명의 어린 아이들을 기른다는데 이 말을 들은 군산의 김병선 씨는 어려운 중에서 돈 일원을 내고 이에 동감한 제씨가 각각 돈을 내어'''가족에게 전달하였는데 기부한 방명과 금액은 아래와 같더라.'

독립운동으로 수감 중인 의열단원 구여순(具汝淳'1896~1946) 가족돕기 성금 이야기를 소개한 1924년 2월 26일 자 신문 보도다. 경남 의령 출신으로 1919년 3월 서울 만세운동에 참가한 뒤 고향에서 만세시위를 벌이다 감옥 생활을 했고 출옥 뒤 서울서 학교에 다니며 독립운동을 했다. 1922년 상하이로 건너가 김원봉 의열단장을 만나 1923년 8월 입단, 무력 항일투쟁 활동을 준비했다.

그해 12월 국내로 잠입, 조선총독부 관서 파괴를 위한 계획을 세워 자금모금 활동 중 오늘 경찰에 체포됐다. 재판 동안 방청석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고, 가족의 비참한 생활상이 알려졌다. 4년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마치고 출소, 1928년 시베리아로 무대를 옮겨 독립투쟁과 국내 독립자금 모금활동을 했다. 진주의 구재서(具再書)는 5천원을 그를 통해 임시정부 김구 주석에 전했는데 구재서는 LG그룹 창업자인 구인회(具仁會) 회장의 아버지다. 구 회장도 독립운동가 안희제를 통해 독립자금 1만원을 김구 주석에게 전했다고 한다. 1941년 귀국, 광복을 누리고 생을 마쳤다. 대통령 표창, 건국포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정인열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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