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뿌리 찾아 의성 다녀간 제일교포 3세, 지구대에 감사 편지

"말 안통해도 경찰 도움 뿌리 찾아"

재일교포 자매가 의성경찰서에 보내온 편지와 가족사진. 의성경찰서 제공
재일교포 자매가 의성경찰서에 보내온 편지와 가족사진. 의성경찰서 제공

"우리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어는 할 수 없지만, 한국의 조상에 대해서는 듣고 자랐습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뿌리를 알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는 40대 재일교포 여성 2명이 의성경찰서의 도움으로 할아버지의 고향 마을을 둘러본 후 일본으로 돌아가 경찰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18일 의성경찰서(서장 김용현)에 따르면 곤도 이쿠코 씨 등은 이달 9일 의성지구대를 찾아왔다. 경찰관들은 외국어 번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이들과 대화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현재 오사카에 사는 사촌 자매이며,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간 할아버지의 옛 집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말을 모르는 이들이 낯선 곳을 찾다가 헤맬 경우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112 순찰차로 할아버지의 옛 주소지까지 데려다 줬다. 이들 자매는 지금은 공터로 변해버린 할아버지의 옛 집터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 미리 준비해온 음식을 내놓고 절을 한 뒤 사진 촬영도 했다.

일본으로 돌아간 자매는 의성지구대로 감사의 편지 한 통을 보내왔다. 이들은 서툰 우리말과 일본어로 적은 편지에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재일 한국인 세세(3세를 뜻함) 입니다. 죽을 때까지 뿌리를 알고 싶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가족사진도 동봉돼 있었다.

김용현 의성경찰서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우리말 한마디 못하지만 뿌리를 찾아온 그 마음에 감동했다"며 "당연한 일을 했는데 감사 편지까지 보내와 정말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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