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시장·공무원 '대구 혁신' 큰절…축제의 장 된 대구시장 취임식

토크쇼 형식 시민과의 대화, 소망 담은 종이비행기 훨훨

민선 6기 대구시정을 이끌게 된 권영진 시장의 취임식이 1일 오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가운데 권 시장 내외가 객석 앞줄 VIP 지정석이 아닌 뒷줄 시민들 사이에 앉아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민선 6기 대구시정을 이끌게 된 권영진 시장의 취임식이 1일 오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가운데 권 시장 내외가 객석 앞줄 VIP 지정석이 아닌 뒷줄 시민들 사이에 앉아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어깨에 힘을 빼고 시청 가족들과 함께 시민들을 잘 모시겠습니다. 큰절 받으십시오."

1일 오후 7시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 열린 권영진 대구시장 취임식의 주인공은 시민들이었다. 이날 취임식은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6천여 명(대구시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해 즐기는 '소통과 축제의 자리'였다.

그래서 취임식의 많은 시간은 '시민과의 대화'에 쓰였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시민과의 대화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바람을 담은 빨강과 노랑, 연두색의 종이비행기를 힘껏 날렸다. 사방으로 비상하는 종이비행기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장관을 이뤘다. 비행기에는 '시민의 희망이 되는 정치를 펼쳐주세요' '젊은 대구, 청년들의 둥지 대구를 만들어주세요' '기술인재를 양성해 주세요' 등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이에 권 시장은 "대구 시민들이 자긍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신나게 일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잘 모시겠다. 대구의 변화는 가능하다. 희망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화답했다.

무대 아래 시민들은 '대구의 비상, 꿈은 이루어진다' '미남 시장 짱!' '멋진 시장, 멋진 행정'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흔들며 격려했다.

대구시는 이날 취임식을 풍성한 공연으로 꾸몄다. 해가 저물기 시작할 무렵 구담예술진흥회의 웅장한 타악기 연주소리가 야외음악당에 가득 울리며 식전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뮤지컬배우 이민주 씨가 귀에 익숙한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 'Let it go'를 부르자 시민들이 흥겹게 박수로 박자를 맞췄다.

무대 앞 객석과 뒤쪽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시민들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다. 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성보학교의 '맑은소리 하모니카 연주단'도 어깨를 들썩이며 축하연주를 했다. 양팔과 두 다리가 불편한 표현민(26) 씨는 독주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취임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각자의 기대를 드러냈다. 달서구 본동에서 휠체어를 끌고 온 최형도(45) 씨는 "몸이 불편하고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잘살 수 있게 보듬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장애인들도 마음대로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수성구 만촌동의 권용춘(60) 씨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게 야외에서 취임식을 한다고 해서 먼 길을 찾아왔다"며 "앞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복지 혜택을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권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무엇보다 '대구 혁신'을 강조했다.

"대구를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선도도시로 만들겠습니다. 경북도청 이전 터를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만들고, 청년창업펀드 조성과 스마트벤처창업학교를 설립해 제2의 벤처 붐이 대구에서 시작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문화융성도시, 안전복지도시, 녹색환경도시, 소통협치도시' 등 대구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권 시장과 대구시 공무원 60여 명이 무대 위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참석자 모두가 '시민의 노래'를 부르며 취임식은 막을 내렸다. 민선 6기 시장은 이렇게 시민의 손을 잡고 힘차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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