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목 조이는 마트 입점을 결사반대한다."
대구 칠성시장 상인들이 북구 칠성동 대형마트 개점 반대 시위에 나섰다.
북구청과 마트 시행사인 SPH 간의 개점 허가를 둘러싼 행정송소에서 시행사가 이겨 대형마트 개점이 가능해지면서 인근 칠성시장 상인들이 물리력을 동원한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10일 오후 2시 칠성시장 상인 100여 명은 남침산네거리에서 1차 품목의 판매를 금지하고 주변 상인과 상생협약을 하라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칠성시장 상인들은 "이곳에 대형마트가 또 들어선다면 칠성시장 주변은 유통 공룡업체의 각축장으로 변할 것"이라며 "전통시장은 이제 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준공을 앞둔 대형 마트 건물에는 롯데쇼핑이 입점을 추진 중이며 주변에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있다. 마트 시행사인 SPH는 지난 2013년 8월 북구청으로부터 '대형마트' 허가를 받은 뒤 2014년 4월 롯데쇼핑과 임대계약을 맺었고 이후 사업자 변경을 추진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당초 허가 조건과 달리 1차 상품 판매 추진에 나서자 북구청은 사업자 변경을 불허했고 시행사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칠성시장 상인들은 판결로 롯데마트 개점이 현실화된 만큼 당초 계획대로 1차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 주변 상인과 상생협력에 합의할 때까지 장기 집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경훈 칠성종합시장연합회장은 "서민경제와 지역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형마트 운영 능력이 없는 시행사가 허가를 받은 것은 애초부터 롯데쇼핑에 마트를 넘기려는 수작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상인들은 당초 북구청이 대구시 방침에 역행해 대형마트 입점을 허가해준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상인은 "북구청이 근본적으로 영업허가를 취소해 지금의 상황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물론이고 장보고식자재까지 가세해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롯데마트까지 들어서면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사진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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