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의회 의원들이 시청 공무원들에게 과다한 자료 제출 요구로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갑작스러운 자료 제출 요구는 당초 시 집행부와의 사전 협의가 없던 것이며 일부 시의원들이 시청 실과장들과 충돌을 벌인 후 이를 요구했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 불발에 대한 화풀이용 업무보고라는 의혹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제197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9일부터 12일까지는 각 상임위 별로 영주시청 각 실과소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시의회가 지난달 28일 집행부로 보낸 공문에는 일반현황(정'현원 현황, 기구표, 사무분장, 관련 위원회 및 단체)과 올해 주요현안사업(사업개요, 추진상황, 문제점 및 대책, 기대효과), 올해 주요업무 추진상황(사업개요, 추진상황, 향후 추진계획, 기대효과), 올해 주요사업 예산조사안 등을 지난 5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관행과는 달리 수십권의 책으로 만들어야할 만큼 많은 자료를 내놓으라고 한 것이다.
시의회는 지난 2월 6일부터 16일까지 집행부 공무원들로부터 올해 주요업무 추진상황보고를 한 차례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시의회가 연초에 업무보고를 받고 추가로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2012년도 단 한 차례뿐이다.
시청 공무원들은 "의회가 올해 업무보고를 받은 지 6개월도 안돼 오는 7월 있을 행정사무감사 준비목록을 작성한다는 이유로 기존에 없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며 "중복된 업무보고와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로 행정력을 낭비시키고 있다. 직원들은 그동안 구제역과 산불, 도민체전, 선비문화축제, 철쭉제 행사에 비상근무자로 동원돼 많은 업무에 시달렸다. 밀린 내부 행정업무처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의회가 공무원 길들이기 보복성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찬훈 영주시의회 의장과 복수의 시의원은"간담회에서 2명의 의원이 업무보고를 받자고 주장해 다른 의원들이 그 말을 따랐을 뿐이다. 일부 과장들이 사업추진 현황을 누락 시킨 사례가 많아 추진하게 됐다"며 "7월에 있을 행정사무감사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공무원들이 각종행사로 피곤한 것도 안다. 각종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볼수는 있지만 갑질 논란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시의회가 조그마한 권한을 앞세워 공직사회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며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시의회의 권한이지만 빈번한 업무보고와 불필요한 자료 요구는 결국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게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