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느 쪽이 경북 신도청? 예천군 새 청사?

"완전히 똑같네" 계획부터 뒷말 예천군 신청사 신도청 베끼기 논란 또 구설수

한옥 형태의 예천군 신청사 조감도. 경북도청 신청사 사진. 예천군 신청사 조감도와 도청 신청사 모습이 거의 비슷하다. 예천군민들은 예천군이 도청 신청사를 그대로 베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한옥 형태의 예천군 신청사 조감도. 경북도청 신청사 사진. 예천군 신청사 조감도와 도청 신청사 모습이 거의 비슷하다. 예천군민들은 예천군이 도청 신청사를 그대로 베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부터 '지금 재정상황으로는 어림없다'는 논란까지, 말 많던 예천군 새 청사 건립계획이 또 다른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올 연말 착공 예정인 예천군 신청사가 경북도청 신청사 모습을 그대로 베꼈다는 모방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예천군은 "경북도청과 새로운 역사를 함께 할 예천의 미래상을 담아 한옥 형태로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다 보니 공교롭게 벌어진 일"이라고 했지만 상당수 예천군민들은 경북도청 신청사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달 27일 군청 회의실에서 교수 및 건축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9명의 심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정림건축종합건축사와 ㈜삼원종합건축사가 공동 제안한 작품을 예천군 신청사 건축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경북도청 신청사를 모티브로 한 한옥 형태라고 예천군은 설명했다.

당선작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옥 형태의 군청 신청사로 경북도청 신청사와 새로운 발전을 함께할 예천군의 미래발전상을 잘 반영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예천군은 덧붙였다.

군은 이번 당선작을 바탕으로 10월까지 신청사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예천군 대심리 군청이전 예정지에서 12월 중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신청사는 300억원을 들여 4만1천400㎡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다.

하지만 예천군의 전통과 미래상을 살려 새로운 디자인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신도청 시대를 대비한다며 수백억원을 들여 건립되는 예천군 신청사가 독창성 없이 경북도청 신청사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조감도에는 지상 4층 한옥형태의 군청사 양옆으로 군의회와 다목적 강당 건물이 전통기와 지붕으로 각각 배치돼 있는데 건물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최근 준공검사를 마친 경북도청 신청사와 거의 똑같다는 것.

예천군민 김모 씨는 "신도청 시대를 맞아 예천군의 전통과 독창성을 담은 멋진 군청사를 기대했는데 경북도청 신청사를 그대로 모방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베끼지 뭐하러 공모까지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군청 신청사 밑그림을 만들기 위한 현상공모를 했을 뿐 그대로 지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실시설계에는 300억원 정도의 예산규모에 맞게 다목적 강당이 없어지고 5층 높이의 'ㅡ'자형 한옥형태로 설계도가 꾸며질 예정이어서 공모작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예천 권오석 기자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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