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란한 아침풍경
마당에 모여 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호두나무를 타고 들려온다.
나는 짤랑거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며
창문 곁에서 떠날 줄 모른다.
실크처럼 빛나는 아침 햇살이
내 방 커튼을 한껏 물들이고 있을 때
나는 눈을 깜빡이며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자연스레 커튼을 젖히고 나온다.
목에 걸린 하품덩어리를
조심스럽게 문지르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알 수 없는 생에 대해 나도 모르게
갑자기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지끈거리는 이마를 문지르고 있다 보면
시간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어느새 따스한 온기가
나무 블라인드의 좁은 틈으로 들어와
가슴 위에 흩어진다.
바람은 성난 것처럼 어지럽게 흩어지더니
뇌리속에 성호를 그어대기 시작한다.
나는 다시 침묵의 순간 속으로,
끝없이 잠길 수 있도록,
침대 속으로 한없이 파고든다.
류재필(대구 달서구 야외음악당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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