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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창] 송년회, 술 마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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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12월 중순이다. 두텁던 달력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면서 2015년이 끝자락에 매달려 있다.

사람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입버릇처럼 되뇌는 단어가 있다. 바로 '다사다난'이다.

다사다난은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다'는 뜻이다. 우리네 삶의 곡절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적확한 단어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속절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한 시기도 요맘때다. 그래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보며 한숨을 더하고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바야흐로 곳곳에서 송년회가 열리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지만 그래도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려는 송년회는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술만 마시는 송년회 대신 봉사나, 이웃돕기 등의 나눔을 실천하는 색다른 송년회가 자주 목격된다. 기자가 알고 있는 포항의 한 모임도 자신들이 그동안 모아 온 회비의 일부를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했으며, 또 다른 단체는 불우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술자리 송년회도 가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불경기 탓에 식당가와 술집들마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한다. 포항의 대표적인 식당'주점가인 이동과 불종거리, 상대동 젊음의 거리 등에는 불 꺼진 업소가 수두룩하다. 몇 해 전 화려했던 불빛들이 어디로 갔는지 적막감만 더하고 있다.

실례로 포항철강공단의 생산량은 올 들어 10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수출은 19% 줄었고 고용인원도 600여 명 감소했다. 또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IS)도 제조업, 비제조업 할 것 없이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경기 하락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이러니 문 닫는 가게가 줄을 이을 수밖에 없다.

흥청망청하자는 것이 아니다. 1차로 오후 9시 전에 마치는 건전한 음주로 송년회를 보내면서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우리 이웃들에게 작은 힘을 보태자는 것이다. 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골목 가게에 들러 자녀들에게 줄 간단한 먹거리도 사들고 가자. 비록 큰 힘이 안 될지라도 '건전한 소비'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불쏘시개라도 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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