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자 고통 알기 위해" 100차례 헌혈한 의사

김민섭 경주 으뜸요양병원 원장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면 진단과 치료행위 과정에서 환자가 고통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환자를 더 잘 이해하려면 같이 겪어보는 게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헌혈을 하게 됐습니다."

경주 으뜸요양병원 김민섭(40'사진) 원장은 지난해 12월 14일 헌혈 명예장을 받았다. 헌혈 명예장이란 헌혈 100회를 채운 사람에게 한국적십자사가 주는 헌혈 유공장. 경주시내 현직 의사로는 김 원장이 처음이다.

지난 2002년 군위에서의 공중보건의 시절 헌혈 30회의 은장을 기록했고, 2007년 50회의 금장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100회를 기록했다. 그가 지금까지 헌혈한 양은 1회 400cc씩 모두 4만cc. 성인 평균 몸 안의 피가 5천cc니까 대략 몸 안의 전체 피를 8번이나 뽑은 양이다.

"고등학교 때 헌혈차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헌혈을 처음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헌혈에 큰 뜻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어울려 군중심리로 시작한 헌혈은 대구가톨릭대 의대를 지원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때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매년 열 번 정도 헌혈을 했다.

김 원장은 공보의를 마친 후 경주 산내면에서 개원했다.

워낙 시골마을이어서 간호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 김 원장은 의사와 간호사의 1인 2역을 맡았다.

"수액이나 주사도 직접 놨어요. 연세 높으신 분들에게 주사를 놓을 때 혈관이 잘 잡히지 않아 환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헌혈을 통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며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의사로서 다른 사람에게도 헌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8년째 강의를 나가는 서라벌대학교와 경주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에겐 매년 헌혈을 권유하는데, 수업을 듣고 그것이 동기가 돼 헌혈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연간 4, 5번은 헌혈을 계속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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