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빈곤을 피해 터키를 거쳐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을 터키로 돌려보내기로 한 유럽연합(EU)과 터키 간 합의에 따라 4일(현지시간) 그리스에 머무는 난민을 터키로 송환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3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당국과 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Frontex)는 터키에 인접한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과 치오스 섬에 머물고 있는 무자격 난민 500명을 가려내 두 척의 배에 태워 인근 터키 해안도시인 디킬리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실행한다.
EU와 터키 간 합의에 따라 그리스에 머무는 난민을 터키로 송환하는 작업은 원래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늦춰졌었다.
터키의 디킬리에서는 이들 난민을 다시 심사해 시리아인일 경우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 EU 국가로 보낸다고 에프칸 알라 터키 내무장관이 밝혔다.
EU는 올해 받기로 한 시리아 난민 수를 모두 7만2천 명으로 제한했다. 이 중 독일이 1만5천 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터키의 재심사 결과 아프리카 국가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이란 출신으로 난민 자격이 없는 이주민이면 고국으로 돌려보낸다고 알라 장관은 덧붙였다.
터키 당국은 그리스에서 송환되는 난민이 도착하는 4일 시리아 난민 35명을 터키에서 곧바로 독일로 보낼 예정이다.
그리스에는 현재 5만2천 명 이상의 이주민이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레스보스 섬과 치오스 섬에는 모두 6천100명이 있다.
지오르고스 키리치스 그리스 정부 난민위원회 대변인은 "송환 계획을 어떻게 실행할지 세부 내용이 명확치 않다"면서 "애초 EU가 지원하기로 약속한 난민 심사관과 통역, 법률전문가 등 모두 2천300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U의 난민 송환 계획이 임박하자 주말과 휴일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 난민센터 등지에서는 수백 명이 송환을 거부하는 소요 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키리치스 대변인은 "일부 난민들이 서유럽행 발칸 루트의 출발점인 마케도니아 국경이 개방될 것이라고 잘못 믿고 있다"며 "이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이주민 착취 단체가 있다면 적발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리치스 대변인은 "이주민 가운데 환자나 미성년자, 임신부를 되돌려보낼 정도로 그리스 정부가 모질지 않다"며 "송환자를 가려내는 작업이 절망스럽고 비참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주 EU가 적법한 난민 신청자에게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주민 지원 민간단체들은 그리스 내 난민들의 난민 신청을 지원하고자 애쓰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