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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징크스, 내겐 없다" 삼성 '전력의 핵' 떠오른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년 차 징크스가 뭐죠.'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피' 구자욱이 올 시즌 시작부터 지난해 못지않은 맹활약으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고 출신인 구자욱은 지난해 삼성이 내놓은 최대 히트 상품. 군에서 제대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는데 그때만 해도 곱상한 외모로만 눈길을 끌었다. "우상인 이승엽 선배와 함께 뛴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했던 구자욱은 실력으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만 해도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는 게 구자욱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1루수와 3루수, 우익수 등 내'외야를 오가는 상황 속에서도 타석에서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리며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결국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을 올리며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나올 법한 이야기가 '2년 차 징크스'. 야구판에서 2년차 징크스는 데뷔 첫해에 잘하던 선수가 상대의 '현미경' 분석으로 장점과 단점이 파악되면서 이듬해 경기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구자욱에겐 이 같은 징크스에 엮일 기미도 없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부터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범경기 기록은 타율 0.346, 6타점(15경기 출장).

정규 시즌 개막 전 붙박이 1루수가 된 것도 구자욱에겐 호재다. 삼성이 베테랑 1루수 채태인을 넥센 히어로즈로 보내고 우완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를 받음에 따라 구자욱이 1루 주전 자리를 꿰찬 것이다. 구자욱은 자연스레 주전 경쟁 부담을 덜었다.

구자욱은 정규 시즌에서도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공격력이야 두말할 필요 없고 수비 실력도 좋아졌다. 1루수로서 아직 내야수들의 땅볼 송구를 받는 게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해보다는 부담이 적다. 그때는 경기에 뛸 수 있을지 걱정부터 했는데 올해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는 구자욱의 진가를 확인하는 기회였다. 구자욱은 뛰어난 타격 실력과 빠른 발을 이용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외야 펜스를 바로 때리는 2루타 2개를 비롯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삼성의 10대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구자욱의 플레이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8회초 나온 호수비. 5대4로 1점 앞선 가운데 2사 1, 2루 상황에서 두산의 허경민이 친 공이 높은 솟아올랐다가 1루 쪽 원정팀 더그아웃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1루를 지키던 구자욱은 투혼을 발휘, 끝까지 쫓아가 몸을 던지며 타구를 받아냈고 더그아웃 앞 펜스 너머로 굴러 떨어질 뻔한 상황에서도 잡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이 수비로 경기의 흐름은 삼성으로 다시 넘어왔다.

한편 삼성은 5~7일 kt 위즈, 8~10일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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