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칠성동에 들어설 예정인 롯데마트 실체가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전통시장 등 주변 상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문시장과 함께 대구 2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칠성시장이 도매시장 성격이 강하다 보니 빅마켓과 업종이 바로 겹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1㎞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번개시장도 있다. 창고형 매장은 기존 마트보다 품목 수를 줄이고 대용량 박스 상품을 위주로 10~15%까지 더 싸게 판매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골목상권 붕괴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북구 유통단지에 위치한 코스트코홀세일과 이마트 트레이더스(서구 비산동) 등 2곳이 성업 중이다.
최근 롯데쇼핑은 대형마트 입점을 둘러싸고 관할구청인 북구청과의 행정소송에서 2연승을 거둬 사실상 개점 초읽기에 돌입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북구 칠성동2가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주상복합 아파트 옆자리에 들어서는 롯데마트(지하 2층, 지상 8층)는 빅마켓으로 문을 열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 지역은 이마트 칠성점(2002년 개점), 홈플러스 대구점(1997년 개점) 등 기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창고형 매장이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롯데마트 빅마켓은 2014년 매출이 전년 대비 12.7%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 해 롯데마트 매출이 전년 대비 7.7%, 영업이익이 64.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칠성동 롯데마트는 성장률이 높은 창고형 매장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빅마켓은 북구청이 상고를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롯데마트는 북구 칠성동 대형마트 개점 허가를 두고 북구청과의 행정소송 2라운드에서도 승소했다. 북구청의 상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1'2심에서 내리 패해 뒤집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빅마켓 상륙이 임박하면서 주변 칠성시장과 번개시장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 인터넷포털이 제공하는 인공위성 거리 측정에 따르면 롯데마트 칠성점에서 직선거리로 990m 지점에 번개시장이 위치하며 칠성시장 역시 1.1㎞ 떨어져 있다. 특히 칠성시장의 경우 주로 자영업자들이 이른바 '박스떼기' 물건을 구매하는 도매시장 성격이 짙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칠성시장 상인연합회 측은 "칠성시장은 상인들이 채소류 등 주로 식자재를 대거 떼가는 곳이다. 매천시장, 팔달시장과 더불어 대구의 3대 도매시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창고형 매장이 들어선다면 상권이 겹쳐 시장 기능의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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