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질 여지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2016 프로야구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에 대해 내린 평가다. 미국 무대에선 제구가 괜찮았다는데 막상 시범경기에선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자 한숨을 내쉬면서 뱉은 말이다. 불안하지만 일단은 믿고 써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였다.
벨레스터는 190㎝에 달하는 큰 키에서 뿌리는 강속구가 눈에 띄는 투수. 구속이 시속 150㎞ 내외일 정도로 수준급일 뿐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 삼성은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에다 앨런 웹스터와 벨레스터로 선발투수진을 꾸렸다. 벨레스터가 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불펜에 부하가 더 걸려 장기 레이스를 치르기 힘들어진다.
문제는 시범경기를 통해서 본 벨레스터의 모습은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달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를 하긴 했지만 제구가 불안해 경기 내용은 좋다고 평가하기 힘들었다.
벨레스터는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결국 무너졌다. 3이닝 8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흔들렸다. 경기를 하다 보면 실점은 할 수 있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게 더욱 아쉬운 부분. 공이 아예 스트라이크존을 멀찍히 벗어나거나 한가운데로 몰리는 등 제구가 오락가락했다.
정규 시즌에 접어들면 좀 나아질까 했던 기대도 와르르 무너졌다.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첫 선발 등판한 벨레스터는 2와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6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날 벨레스터의 발목을 잡은 것 역시 불안한 제구력. 이따금 위력적인 공을 보여주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제구가 흔들리는 바람에 볼넷을 6개나 내줬다. 반면 kt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는 5이닝 3탈삼진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벨레스터가 부진,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내준 삼성은 흐름을 바꾸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졌다. 공격에서부터 승부의 추를 되돌릴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4회초와 6회초 2사 만루 등 주자를 수 차례 누상에 내보내는 등 안타 9개와 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3대8로 무릎을 꿇었다. 11안타와 8사사구로 8점을 뽑아낸 kt의 집중력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9회초 백상원의 2타점 2루타가 터졌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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