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가 풀리지 않는 숙제 때문에 고민이 깊다. 텃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가 하면 신당 바람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본선'이 무르익으면 잊힐 줄 알았던 공천 파동의 후폭풍에 허우적대고 있다. 강세지역이었던 영남권에서의 역풍이 만만치 않은 데다 야권 분열로 낙승을 예상했던 수도권 승부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그동안 텃밭으로 여겨졌던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선 무소속'야당 바람이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일색의 정치 지형에 대한 지역민의 자성론에다 공천 파동에 대한 비판 여론까지 더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석고대죄 등 정치적인 쇼로 얼버무리기에는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영남지역 유권자들이 '용서'가 아니라 '심판을 통한 체질 개선'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그동안 텃밭으로 여겨졌던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일격을 당하고 있어 걱정이다. 6일 현재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은 5곳도 되지 않는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삼성 미래차 유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에만 기대지 않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한 공약으로 국민의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중진들에 대한 피로감을 앞세우는 더불어민주당과 호남의 자존심을 강조하는 국민의당 주장 모두에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자들이 있다"며 "결국 살림살이를 더 나아지게 하는 정당이 답이라고 보고 삼성 유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 건너간 야권단일화 논의도 부담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곳곳에서 야권분열로 1위 자리를 새누리당 후보에게 내주는 선거구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수도권 내 상당수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될 공산이 커졌다.
국민의당은 신당 바람이 북상하지 못한 채 호남에만 머물고 있는 점이 걱정이다. 자칫 제2의 자유민주연합(지역정당) 이미지가 씌워질 경우 안철수 대표는 물론 신당의 미래도 어두워진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더민주 낙천자들에 대한 이삭줍기 모양새가 너무 강한 인상을 남긴 탓"이라며 "사실상 안 대표의 인재풀이 너무 좁았고 인재 영입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대표가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긴 하지만 야권분열이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걱정이다. 야권이 정권 교체를 위한 최소한의 교두보조차 확보하지 못할 경우 책임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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