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미화 칼럼] 대구 정치 이끌 지도자는 누구

공천 파동, 무소속 4선 2명 유력해

대구에서 첫 야당 4선 탄생 눈앞에

집권 여당, 4선 의원 없어도 될까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가장 상처를 많이 받은 지역은 집권 여당의 산실인 대구이다. 허울뿐인 정치평론가란 이름을 달고 마구잡이로 말을 뱉는 사람들과 지역의 바닥 민심을 알 리 없는 수도권 언론 혹은 종편들은 집권 보수의 텃밭이 되어온 대구 유권자들이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는 양 연일 공격했다. 대구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고 목청까지 높였다.

대구 유권자들은 전혀 잘못하지 않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전원 새누리당 의원들이 먼저 선출되고, 그해 말에 대구가 고향인 박근혜 대통령이 선출됐을 뿐이다. 하다못해 까마귀도 고향까마귀는 더 반갑다는데, 지역에서 대통령이 출마하니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보수적인 선택을 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말없이 지원하는 심정도 몰라주고 지역에 대한 공천을 야바위꾼처럼 해버리고, 감별사로 자처한 진박들이 설치자 여론은 돌아섰다. 지난 대선까지만 해도 투표날 놀러 가자는 자녀들 몰래 '다 투표하자'고 문자메시지를 돌리던 중장년층이 '투표하기 싫다'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급하게 무마하기 위해 석고대죄 쇼도 벌였지만, 아직 화가 덜 풀린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지역민들의 총선 기피증이 적지않게 드러났다.

전국 평균 12.19%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에서 대구 서구는 전국 최저(7.94%)를 기록했고, 달성(8.67%)과 중'남구(9.16%)도 끝에서 둘째, 넷째를 기록할 정도로 투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수성갑은 예외였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정치생명을 건 한판승을 벌이는 대구 수성갑의 경우 전국 평균이나 대한민국 정치1번지 서울 종로(14.2%)를 뛰어넘는 16.27%를 기록했다.

공천 과정이 개판이었다고 해서 계속 정치 혐오에만 젖어 투표 회피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고, 대구 정치판을 요동치게할 드라마틱한 요소를 담고 있다. 향후 대구 정치판을 누가 이끌도록 만들지도 우리의 몫이다.

선수(選數, 당선 횟수)가 깡패라고 할 정도로 수직적인 문화가 뿌리내린 국회에서 대구 정치인들이 역량을 발휘하려면 초선, 재선, 3선 이상 다선이 골고루 섞여야하지만 어떤 다선 의원을 국회로 보내느냐도 우리의 앞날과 직결된다.

13일 총선 이후 대구 정치판의 두각을 나타낼 지도자는 3선 이상, 4선급에서 나올 것이다. 현재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이어서 마지막 지지율 발표 자료와 어떤 차이가 생겨났을지 모르겠지만 총선 이후 대구는 3명 정도의 4선 의원을 확보할 것이다.

공천지 변경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대구 수성구에도 여성 국회의원이 한 명쯤 나와야 할 때라는 여론을 업고 있는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보다 앞서고 있는 주호영 수성을 무소속 후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으나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인해 무혈입성이 예상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후보의 거센 도전을 제압해야 하는 동을의 유승민 무소속 후보, 그리고 조순형 이강철 유시민 등 야당 후보들이 하나같이 실패했던 대구에서 첫 야당 국회의원으로서의 깃발을 꼽느냐는 기대를 받고 있는 김부겸 수성갑 후보와 민주화 운동권의 중심인물이었다가 보수로 돌아선 진짜배기 김문수 새누리당 수성갑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 4선 의원이 된다.

과연 대구 유권자들은 집권 여당의 4선 의원(김문수)을 탄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야당 4선 의원(김부겸), 혹은 무소속 4선(유승민'주호영)에게 대구 정치판을 맡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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