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온건설, 범어동서 1,600만원대 '배짱 분양'

브랜드 파워·단지 규모 비해 고가, 대구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할 듯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을 앞둔 한 아파트 단지가 대구에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브랜드 파워나 단지 규모에 비해 분양가가 턱없이 높게 책정돼 자칫 분양가 상승 국면을 부추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구는 2000년대 중'후반 역외 건설사들의 경마식 분양가 경쟁으로 시장이 초토화된 전례가 있어 고분양가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라온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수성구 범어동 77-2번지 일원의 '라온프라이빗 2차'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1천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다 발코니 확장비와 이자 후불제를 합치면 1천600만원을 호가한다. 라온프라이빗 2차는 지하 3층, 지상 14~20층 5개 동 전용면적 74㎡(38가구), 84㎡(168가구) 등 모두 206가구로 구성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온프라이빗 2차의 예상 분양가는 3.3㎡당 1천500만원 중반 수준이지만 발코니 확장비를 따로 받고 이자를 따로 내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1천6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배짱 분양'이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라온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약한 데다 소규모 단지인데도 범어동이란 입지만을 내세워 이윤 내기에 급급하다는 것.

실제로 지난달 분양한 비슷한 입지의 범어 센트럴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800여 가구)는 라온프라이빗 2차에 비해서 대단지에다 도급순위 2위의 브랜드 가치를 지녔지만 분양가는 1천400만원대였다. 반면 라온건설의 지난해 도급순위는 300위권 밖에 머물렀고 단지 규모도 200가구로 작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전략은 신규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가격 거품을 만들고 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라고 지목한다. ㈜애드메이저 기업부설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3.3㎡당 716만원이던 분양가는 지난해 914만원으로 200만원이나 뛰었다. 분양 물량이 집중됐던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분양가가 600만원 후반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웬만한 도심 아파트 분양가가 1천만원을 넘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대구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해마다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외 건설사들의 잇속 챙기기는 지역 분양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현저히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지역 한 건설사 임원은 "아무리 지역과 무관한 외지 업체라 하더라도 지역 분양 시장과 정서를 고려한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역 상황을 무시한 채 기업 이익만을 좇는다면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라온건설 관계자는 "주변 분양 시세를 감안해 1천500만원 중반대로 분양 가격을 조율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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