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가 죽었네요." 지난 14일 안동시 풍천면 구담보 강변을 따라 가지만 앙상한 왕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기자와 동행한 조경 전문가는 한눈에 나무들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지 하나를 꺾어서 들어 보이며 "수수깡이나 성냥개비처럼 쉽게 부러지는 이 벚나무는 수분이 없고 모두 오래전에 말라 죽은 나무"라고 말했다.
구담보 인근 제방을 따라 2시간 정도 벚나무들을 살펴보니 살아서 잎을 내는 나무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이곳 강변에 심겨진 벚나무 40여 그루가 말라 죽었거나 조경수로서의 가치를 잃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조경 전문가는 "벚나무는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활착력이 좋아 가로수나 조경수로 쓰이는데 이 정도면 관리를 안 한 것이 맞다"며 "나무가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4대 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심은 낙동강변 조경수가 잇달아 고사하고 있다. 예산 수억원을 들여 심은 조경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구담보 일대는 지난 2010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경상북도가 4대 강 사업의 하나로 '명품보 숲길'을 조성한 곳이다. 국토청 등은 예산 5억여원을 투입해 구담보 강변 7㎞ 구간에 은행나무와 왕벚나무 등 조경수 767그루를 심었지만 관리엔 손을 놔 현재는 절반도 살아남지 않은 '고사목 숲길'로 전락했다.
국토청의 조경수 관리 부실은 비단 이번뿐만 아니다. 4대 강 사업으로 지난해 대구'경산 금호강 자전거길 구간에 심은 조경수 1천270여 그루와 2012년 '안동 낙동강변 생태하천 조성공사'를 하면서 심은 8억원 상당의 소나무와 느티나무 400여 그루가 모두 고사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고사목과 관련해 여러 지역에서 보수 요청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동 구담보 일대는 관리 업체를 통해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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