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2009년 출시한 소형 SUV X1은 2012년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비롯해 국내에 80만 대 이상 판매된 차량이다. 전작의 경우 SUV라기보다는 해치백 차량이 떠오를 만큼 보닛이 길고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 보니 BMW 고유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운전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대신 SUV 구매자의 욕구는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이 컸다.
그런 X1이 지난 2월 좀 더 SUV에 가깝게 새로이 태어났다. 이번 모델은 BMW가 최초로 내놓은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SUV다. 기존 X1은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고 무게 중심을 위해 엔진을 차체 중앙으로 몰았으나, 신형 X1은 SUV라는 활용성을 더욱 극대화하고자 보닛 길이를 줄여 엔진을 더 앞쪽으로 배치하고, 운전석을 차체 중앙에 있게 했다.
이런 변화 때문에 내부 및 트렁크 공간이 대폭 넓어졌다. 차체 높이는 이전 모델보다 53㎜, 뒷좌석 무릎 공간은 전작 대비 37㎜ 넓어졌다. 수납공간도 전작보다 85ℓ 늘어난 505ℓ 용량이다. 40:20:40 분할식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천55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도 100ℓ의 추가 수납공간이 있다. 트렁크 도어에는 '핸즈프리 테일 게이트'를 적용해 하단부에 발을 갖다대면 자동으로 열리거나 닫힌다.
모두 3개의 트림으로 출시된 X1은 크게 1.8ℓ 디젤 엔진을 적용한 'X1 xDrive 18d'와 2.0ℓ 디젤 엔진을 적용한 'X1 xDrive 20d'의 2종류로 나뉜다. 두 모델은 각각 최고출력 150마력, 토크 33.7㎏'m과 최고출력 190마력, 토크 40.8㎏'m의 성능을 낸다.
'X1 xDrive 20d'를 스포티하게 업그레이드한 'X1 xDrive 20d M 스포트 패키지'는 차체의 강성을 높인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하고 휠과 내외관 및 차체 색상을 좀 더 스포티하게 꾸몄다.
X1의 전면부는 BMW 특유의 대형 키드니 그릴과 하단의 3개 구간으로 나뉜 흡기구가 X모양으로 구성되는 BMW X 시리즈 전형적 디자인을 하고 있다. 측면 하단부의 검은색 테두리는 전작보다 간결해진 X1의 단단한 외형을 부각한다. 창문은 뒤로 갈수록 좁아져 역동적인 인상이다. 후면은 L자 모양으로 평평하게 뻗은 후미등이 차체의 넓은 폭을 두드러지게 한다.
내부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지르는 악센트 스트립이 에어컨 통풍구를 감싸며 양측 도어 패널로까지 연결돼 내부를 넓어 보이게 한다. 인포테인먼트의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센터페시아 위 대시보드에 하단부만 고정된 돌출형으로, 얼핏 보면 차체에 태블릿 기기를 꽂아 고정한 것처럼 보인다. 또 HUD(헤드업디스플레이)를 도입해 운전자 편의를 높였다.
13일 오전 BMW 딜러사인 대구 서구 내당동 한독모터스에서 'X1 xDrive 20d'를 타고 서대구나들목~동대구나들목의 고속도로 구간을 거쳐 화랑로~국채보상로~달구벌대로 등의 시내도로를 약 1시간 동안 달렸다.
BMW 차량 특유의 기본기가 돋보였다. 튼실하고 탄탄한 차체는 울퉁불퉁한 노면 위를 저속 주행할 때 통통 튀는 반동을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해줬다. 자칫 운전 피로를 느낄 수도 있겠으나, 좌우로의 흔들림을 최대한 잡아 주는 만큼 오히려 충격이 전달되는 시간은 짧았다.
고속 주행 때는 강성 차체 특유의 안정감이 전해졌다. 신형 X1에 탑재된 2.0ℓ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은 190마력의 뛰어난 최고출력을 갖춰 달리는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시속 100㎞에서 150㎞까지 급가속 후 주행해도 속도가 과하다거나 주행이 불안정하지 않았다.
특히 이 날은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줬다. BMW에 따르면 X1은 지난해 유럽 NCAP 테스트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을 만큼 안정성을 높였다. 다만, 전륜 차량이다 보니 고속에서 운전자가 앞으로 끌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나고, BMW의 철칙이나 다름없던 앞뒤 무게 배분 50:50이 앞뒤 60:40 수준으로 바뀐 탓에 급제동할 때도 약간의 쏠림이 느껴지는 것은 단점이다.
한독모터스 관계자는 "캠핑이나 쇼핑이 잦은 30, 40대 젊은 남녀에게 적합한 개선이 많이 이뤄졌다. 전작 대비 더욱 SUV다워진 디자인도 BMW 팬층에게 매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5천140만~5천810만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