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19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대 대명동 캠퍼스의 한 커피숍을 찾았다. 장애학생 학부모들과 바리스타 실습 중인 특수학교 학생들이 계산대와 테이블을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학생들은 조리대에서 카페라테 등 손님들이 주문한 음료를 능숙하게 만들었다. 서툰 걸음이었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직접 음료를 나르기도 했다.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광명 안마클리닉'에 들어서자 시각 장애 학생 10여 명이 서로에게 안마, 지압을 해주며 실전 안마 시술에 대비한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카페에서 실습 중인 김종휘 대구덕희학교 1학년 학생은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실습하는 게 재미있다"며 "졸업 후 직장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특수학교 학생들의 직업 교육을 하는 학교기업 '성산'이 장애 학생의 자립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대구대 간호대 대명동 캠퍼스 건물의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카페를 비롯해 베이커리, 세탁, 사무용지, 포장'조립 등 성산이 운영하는 7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의 특수학교 5곳(광명'영화'보명'보건'덕희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절반이 넘는 연간 300명 이상이 이곳에서 직업 교육, 실습을 한다. 현재 특수학교를 졸업한 학생 11명은 성산에서 정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대구시교육청, 학교법인 영광학원 등이 힘을 모아 설립된 성산은 시설이나 운영 성과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성산은 매년 6억원이 넘는 연매출로 직원들의 인건비를 충당한다. 시각'청각'지적장애 등 서로 다른 장애 유형 학생을 한자리에서 교육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또 창업 의지가 있는 학부모들에게는 무료로 창업 교육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지난 2014년 2월, 3월에는 각각 달서구 월성동, 남구 대명동 두 곳에 장애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운영하는 카페가 생겼다. 성산의 최고 목표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가능한 많은 학생을 고용하는 것이다. 인건비만 남더라도 장애인이 당당하게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공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김상선 학교기업 성산 대표는 "장애 학생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육청,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학교기업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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